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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갱스터’(American Gangster) ★★★½(5개 만점)

2007-1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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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갱스터’(American Gangster) ★★★½(5개 만점)

할렘의 마약왕 프랭크(앞줄 왼쪽서 두 번째)가 자기 동생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아메리칸 갱스터’(American Gangster) ★★★½(5개 만점)

리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프랭크(앉은 사람)가 부패경찰들을 골라내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 최후 승자는…
할렘 마약왕 프랭크 루카스 실화

워싱턴, 스토리론 체포 당하지만
불같은 연기력으로 크로우 압도

70년대 베트남전이 한창일 때 미 군용기를 이용해 동남아에서 헤로인을 수입, 떼돈을 번 할렘의 마약왕 프랭크 루카스의 실화다. 프랭크와 그를 집요하게 뒤쫓는 청렴결백한 형사 리치 로버츠의 얘기를 평행선을 그리듯 나란히 서술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둘을 만나게 처리했다.
통 큰 범죄 액션물로 ‘대부’와 ‘서피코’ 및 ‘도시의 왕자’ 등과 같은 뉴욕을 무대로 한 범죄영화를 연상케 하나 질은 이들에 비해 뒤떨어진다.
리들리 스캇 감독(‘블레이드 러너‘ ‘검투사’)은 두 거물급 스타 덴젤 워싱턴과 러셀 크로우를 기용해 필생의 대작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영화를 만든 듯한데 실적이 채 야심을 못 따르고 있다. 우선 범죄자와 형사의 얘기를 너무 장시간 나란히 서술해 극적 긴장감이나 효과가 떨어진다. 아무래도 얘기를 프랭크에게 집중시킬 수밖에 없어 리치의 얘기는 개평처럼 느껴지는데 따라서 크로우는 완전히 조연인 셈.
그리고 잘라도 될 내용까지 포함해 상영시간이 2시간이 훨씬 넘는 것도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컬러도 시종일관 푸르스름해 특색이 없다. 전체적으로 고르진 못하나 재미있고 흥분감을 주는 영화이다.
할렘의 범죄 왕 범피의 운전사이자 오른 손인 프랭크(워싱턴)는 1968년 범피가 죽으면서 그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그는 직접 태국의 정글에 들어가 마약거래를 성사시킨 뒤 미 군용기를 이용해 헤로인을 미국으로 들여온다.
프랭크는 이를 자기 공장에서 정제해 중간상 없이 싼 값으로 할렘의 소비자들에 직매, 떼돈을 번다. 효능이 월등한 헤로인을 라이벌보다 싼값에 팔면서 프랭크는 이탈리안 마피아와 흑인 마약 밀매단과 충돌할 위기에 처하나 교묘한 외교술과 공갈협박과 살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할렘의 마약 왕 자리를 지킨다.
한편 리치(크로우)는 아내와의 이혼으로 골치를 썩이는 청렴결백한 형사. 그는 변호사 시험공부를 하면서 프랭크의 사건을 맡게 되는데 완전히 한번 붙으면 안 떨어지는 거머리 같은 형사다. 그러나 프랭크의 범죄가 너무 감쪽같아 리치는 크게 애를 먹는다.
프랭크는 고향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어머니(루비 디)와 다섯 동생들을 불러와 가족 마약 왕국을 건설한다. 그리고 팔등신 미녀인 1970년도 미스 푸에르토리코(라이마리 나달)와 결혼한다. 잘 나가던 프랭크의 마약사업은 베트남전이 끝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는데 그는 종전 직전 최대 규모의 헤로인을 미군 유해를 담은 관에 숨겨 밀수한다.
그러나 결국 리치의 감시망에 걸려 프랭크의 일당은 일망타진된다. 그 후 프랭크와 리치는 감옥에서 대좌, 리치의 설득에 따라 프랭크는 경찰의 협조자가 된다. 그 결과 뉴욕 마약반의 4분의3이 영창엘 갔다.
늘 정장을 한 워싱턴이 가족과 아내를 사랑하는 모범적 인간에서 백주에 적을 총으로 쏴 죽이는 잔인한 범죄자로 돌변하는 연기를 침착하면서도 묵직하고 또 강렬하게 해낸다. 크로우는 워싱턴의 연기력에 짓눌려 거의 어물어물하는 모양을 보인다.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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