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편 - 교단일기

2007-09-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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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마 카운티 한국학교
교사 김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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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추석이면 아이들과 함께 꼭 송편을 빚는데, 작년 추석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과 같이 송편을 빚었다. 그 곳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한국학교에서였다.

무슨 배짱으로 그렇게 송편 빚을 생각을 했는지, 한번 한 생각은 바로 입을 통해 나와 버렸고,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려 일정을 잡는 일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각반마다 반죽이 필요하고, 송편안에 넣을 소를 만들어야했다. 아, 반죽은 얼마나 있어야 하고, 소는 어떤 것을 해야 하나. 갑자기 송편이 걱정거리와 후회가 되어 내게 몰려왔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일단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깨소를 많이 만들고, 녹두소는 우리학교에서 음식솜씨가 좋기로 소문난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그리고 달달한 밤과 콩도 소로 넣기 위해 준비하였다. 반죽은 각반 마다 두덩어리씩 준비하여 젖은 헝겊으로 싸 놓았다. 그리고 찜통, 가스버너, 물 그리고 쟁반 등을 준비했다.


송편을 만들기로 한 날, 많은 아이들이 한복을 곱게 입고 앞치마까지 하고 왔다. 아이들이 너무나 예쁘다. 각 반 선생님들과 함께한 어머님들께서 아이들에게 송편 빚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각 지방마다의 송편모양들이 조금씩 달라서 같이 빚으시는 선생님들과 어머님들의 고향에 따라 송편의 모양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큰 달모양, 반달모양, 손자국모양... 게다가 아이들이 만든 세모, 네모 모양의 송편까지 다양한 모양의 송편들이 쌓여갔고, 시끌벅적 웃음 소리도 함께 높아져갔다.

학교가 끝나기 전에 만든 송편을 같이 먹고 싶어서, 만들어지는 송편을 열심히 쪄 내었다. 그리고 같이 맛있게 먹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반죽은 너무 달았고, 다 익지도 않은 송편도 있었고, 찌다가 속이 다 들어난 송편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고향의 추석이 그리워 한개 먹어보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송편이 신기해서 맛을 보고 그랬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즐거움으로 만들어진 송편이라 특별한 맛이었던 것 같다. 송편을 만들었던 한국학교에서의 그날은 평범한 추석이 아닌, 정말 즐거운 진짜 추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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