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모 일기’ (The Nanny Diaries) ★★½
2007-08-24 (금)
애니와 그레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초짜 보모가 본 얼빠진 상류층 행태 풍자
스칼렛 조핸슨, 로라 린니 및 폴 지아매티 등 일류 배우들이 나오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뉴욕 상류층 풍자 코미디. 겉만 알록달록하고 자양분은 하나도 없는 롤리팝 같은 영화로 관객에게 귀엽게 보이려고 아첨을 떨고 있다.
아이들에게 진짜 사랑을 줄줄 모르고 샤핑만 하는 맨해턴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못쓰게 되고 정신 나간 주부들을 야유하고 아울러 뜻밖에 보모직을 맡아 이색적 경험을 하면서 성숙하는 21세난 대학생의 성장기를 두루뭉실하게 섞었다. 깊이나 재미가 부족한 TV 시트콤 수준의 영화로 본다면 여성 팬들이나 볼 타작이다. 연기도 무덤덤하다.
맨해턴에서 실제로 보모노릇을 했던 두 여인이 쓴 글이 원작. 주인공은 대학을 막 졸업하고 대학원에서의 경영학과 인류학 선택을 놓고 고심하는 애니(조핸슨). 애니는 여름을 맞아 센트럴 팍에 갔다가 우연히 버르장머리 없는 초등학생 그레어(니콜라스 리스 아트)를 위기에서 구해 준다.
뒤늦게 나타난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 차림의 그레어의 어머니 미시즈 X(린니)는 애니를 내니로 착각하고 애니를 자기 집 보모로 고용한다. 그레어가 하도 망나니여서 그동안 보모들이 줄줄이 그만 뒀다.
미시즈 X의 집은 식구는 셋인데도 풍비박산이 나다시피 한 가정. 미스터 X(지아매티)는 일밖에 모르는 정부를 둔 남자로 아들의 포옹을 역겨워 하는 아버지. 미시즈 X는 모든 일을 사사건건 자기가 마련한 대로 지켜야 하는 병적인 여자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매디슨 애비뉴에서 샤핑하는 시간이 더 많다.
보모 경력이라곤 전연 없는 애니는 반항적인 그레어를 돌보느라 애를 먹는데 여기서 다소 우스운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애니와 그레어가 친해질 것은 뻔한 사실. 애니 때문에 미시즈 X도 사람이 되고 해피엔딩.
서브플롯으로 애니가 그레어가 사는 같은 아파트 콤플렉스의 하버드 출신의 미남 청년 하버드 하티(크리스 에반스)와의 로맨스가 있다. 영화를 보면서 아연실색케 되는 것은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부잣집 마나님들의 사고방식과 생활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별천지의 여자들 같다. 샤리 스프링어 버만과 로버트 풀시니 감독. PG-13. Weinstein.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