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관심

2007-08-0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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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순(버크, VA)

미워하는 것보다 잔인한 것은 아예 관심조차도 쏟지 않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정이라는 것이 있다. 그럼으로 하여 미운 정이 고운 정으로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요사이 생각할 시간이 워낙 풍요로운 탓으로 내가 정에 얽매어 지내는 듯한 기현상에 관하여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주 기발한 답을 얻어냈다. 아무도 미워하지도 말고 더군다나 좋아하지도 말고 아무런 관심 없이 지내면 된다 라는 답을 얻은 것이다.
현재 나는 너무도 두렷한 감정을 나타내면서 지내고 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안 좋은 감정이 튀어나와 서먹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까 누군가에게 말했듯이 나는 요즘 확실하게 늙나보다. 주로 가야금 연주를 들으면서 시간을 흘리니까 말이다.
오, 옛날이여 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나의 관심은 오로지 원초적인 것에 있다. 내가 늘상 말하는 것인, 늪에 빠져 허우적이며 순간과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내 자랑의 넘버 원인 창밖의 숲마저도 시큰둥한 열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제 내 친구에게 무엇을 전해달라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했다. 오늘 전화로 확인해보니 그 사람이 모임에 안 와서 전할 수가 없었다고 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있는데, 다른 분이 말씀하시기를 부엌에 있었단다. 조금만 피차 관심을 가졌더라면 헛수고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요즘 희로애락의 감정을 날려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내가 이 세상의 공기를 폐 속으로 흡입하는 것을 마다할 때까지 말이다.
그래도 관심 덕분으로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얻을 수 있었고, 미움의 관심 덕분으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얻었으니 관심이란 것에 대하여 나쁘게만 생각할 수도 없는 것으로 여긴다. 또한 관심을 통하여 내가 지닌 재질을 키울 수도 있는 것이니까.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관심을 쏟아야 하는 사람이 돌연 가여워졌다. 매우 분주한 신경 탓으로 피곤할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결론은 처음의 것으로 돌아간 듯하다. 그래도 우리, 사람은 서로에게 관심을 줘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중 속에서 고독을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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