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의 감소와 지천명
2007-05-08 (화) 12:00:00
나이 50에 지천명에 이른 공자의 삶은 그의 나이에 따른 성욕의 감소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한다.
나이가 먹으면 성욕이 줄어든다. 성욕이 일더라도 불같이 타오르지는 않는다. 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사랑을 이루겠다는 동물적인 본능도 거의 없어진다.
말을 끌 때 수말이 일을 하는데 집중시키려고 암말은 모두 제주도로 보내고 수말만 육지로 보내 일을 시킨다. 암말이 옆에 있으면 수말은 흥분해 도무지 주인 말을 듣지 않고 공격적이 되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의 성욕은 이처럼 억제하기가 힘들어 성욕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어리석은 일들을 저지르게 된다. 그러나 나이 50이 되면 그런 성욕은 그저 사그라드는 불길처럼 간혹 나타나는 현상일 뿐 큰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위험은 없다. 그래서 늙은 수말은 곁에 암말이 있어도 별로 지장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일을 꾸벅 꾸벅 잘 해낼 수 있다.
살아오면서 저지른 부끄러운 일들의 50%는 남자이기 때문에 저지른 부끄러움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젊은 날은 성욕으로 인한 갈등이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차라리 빨리 늙어 온갖 욕심이 사그라지기를 바라던 때가 수없이 많았었다. 이제 그런 때가 이미 온 것이다.
성욕이 사그라지니 흔들리지 않아 좋은 지천명에 이르렀지만 그러나 그저 좋지 만은 않는 서글픔이 있다. 남자이면서 행세를 못하는 가련한 남자. 그래서 젊은 때와 달리 나이를 먹은 남자들은 별 희한한 성회복제들을 복용하는지 모른다. 어리석은 몸부림을 부리는지 모른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성욕은 없더라도 성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갖춘 건강을 갖고 싶다. 헤라클레스 같은 힘을 갖춘 늙은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늙어가는 추함이나 늙은이의 연민을 아들딸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보라, 아직도 나는 너희만큼 건장하다. 이 인생의 영웅을 제발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 다오.
오늘도 그런 건장한 늙은이의 자화상을 위해 노력해야겠다.
윤진영/센터빌,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