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행에서 생긴일

2007-01-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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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황윤선 <콜럼비아, MD>

내가 사는 엘리콧 시티에는 크고 작은 은행들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한 은행에는 많은 한인 2세들이 일하고 있다. 그래서 한인들이 많이 애용해 그 은행에 가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가끔 만날 수 있고, 다른 은행과 달리 한국 노래가 로비에 틀어져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필요한 업무를 한국어로 서비스 받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이 은행에서 이렇게 우리 한인들을 배려해 준만큼 우리도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느낀 경우가 가끔 있다. 창구에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매니저들과의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름을 보드에 적고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한 이치이다. 그러나 자신의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한인 매니저가 앞선 손님과의 일이 끝나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 매니저 앞에 나서서 그와 부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들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나를 앞질러 들어가면 나는 이해 할 수 있다. 그 순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지만 같은 민족이니까 내가 이해하고 나의 순서를 기다린다. 하지만 미국사람들의 눈에 이 같은 행동이 과연 어떻게 보일까? 아니 그 사람이 이 같은 경우를 겪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눈에 선하다. 이런 우리 1세들의 무지한 행동 때문에 한인 2세 매니저가 미국 사람들에게서 불평을 듣는 경우도 물론 목격했다.
이런 어긋난 행동을 보고 미국 사람들이 과연 한인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자신들의 커뮤니티에 그 은행과 한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할 것이고, 궁극에는 은행에서도 한인 2세들의 취직을 제한하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물론 우리들에게도 많은 손해가 돌아올 것이다.
우리 한인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환경과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의 사소한 행동들을 더욱 조심해서 한국인들의 좋은 인상을 미국 사회에 심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제발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입장과 순서를 무시하는 무지한 행동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황윤선 <콜럼비아,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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