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추억의 명화 ‘‘푸른 천사’

2006-12-22 (금)
크게 작게
풍만한 몸매, 교태넘친 아찔한 명연기,
독일 여우 디트릭 일약 세계적 스타로

탐스럽게 섹시한 독일 여배우 마를렌 디트릭을 대뜸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준 1930년작 흑백 독일영화. 감독은 이 영화를 인연으로 후에 디트릭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콤비를 이뤄 여러 편의 작품을 만든 조셉 본 스턴버그.
일종의 메이-디셈버 로맨스 영화다. 고등학교 영문학 교사로 뚱뚱하고 구식인 초로의 라트(에밀 야닝스)는 제자들이 밤이면 학칙을 어기고 찾아가는 나이트클럽 ‘푸른 천사’의 인기 여가수 롤라 롤라(디트릭)를 꾸짖으려고 클럽을 찾아간다.
그러나 라트는 풍만한 몸매에 애교만점인 관능적인 롤라가 실크 햇을 쓰고 검은 스타킹에 속옷차림으로 탐스런 넓적다리를 과시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완전히 반해 버린다. 라트는 교직도 내팽개치고 롤라와 결혼하나 행복은 잠깐에 그치고 몰락의 길을 내리 걷게 된다.
천사의 얼굴 속에 새디스틱하고 요부적인 본성을 감춘 롤라는 돈 떨어진 라트를 종 부리듯 하며 자기 쇼의 광대로 만든다. 롤라를 충견처럼 섬기던 라트는 롤라의 쇼단이 자기가 교사로 있던 마을에 다시 돌아오면서 치욕감에 못 이겨 광기가 발동, 롤라를 교살하려 하나 실패한다. 그리고 라트는 자기가 강의하던 교실을 찾아가 교탁을 끌어안고 숨진다.
독일의 명연기파 야닝스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디트릭의 교태가 뚝뚝 흐르는 모습이 아찔하다. 필견의 명작이다.
키노(Kino) 비디오는 이 영화와 함께 영화의 황금기의 위대한 여배우들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4편을 묶은 DVD 박스세트 ‘글래머 걸즈’(Glamour Girls)를 출시했다. 50달러.
▲‘판도라와 날으는 홀랜드인’(Pandora and the Flying Dutchman·1951)-스페인의 나이트클럽 여가수 판도라(에이바 가드너)와 신비한 홀랜드인 요트 선장(제임스 메이슨)과의 비극적 사랑. ▲‘오늘밤 사랑해 주오’(Love me Tonight·1932)-귀족으로 오인된 파리의 재단사가 공주를 사랑하게 된다.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은 코미디 뮤지컬로 모리스 슈발리에 주연. ▲‘착한 요정’(The Good Fairy·1935)-부다페스트 극장의 여안내원이 가난한 변호사를 위해 요정 노릇을 하려고 애쓴다. ▲‘유혹’(Lured·1947)-런던의 시리얼 킬러를 잡기 위해 루실 볼이 미끼로 나선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