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칼럼
▶ 문무일 /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살아 왔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느냐 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삶이란 미래보다는 현재를 사는 것이다.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다. 바로 오늘이다. 어떻게 살아왔느냐 보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우선으로 친다.
인간은 한 평생 세상을 배우다 그치고야마는 지극히 한시적(限時的)인 존재이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평생 동안 세상공부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변해 버린다.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생각도 달라지게 되어있다.
UCLA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조지 골드 박사가 인간의 발달 과정을 일곱 단계로 구분한 적이 있다. 16세에서 17세까지는 통제를 벗어나고 싶은 도망의 시기, 18세에서 22세까지는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탐색의 시기, 23세부터 28세까지는 생존을 위하여 발버둥치는 투쟁의 시기, 29세부터 34세까지는 인생의 깊이를 생각하는 회의의 시기, 35세부터 43세까지는 초조와 위기를 느끼는 불안의 시기, 45세부터 50세까지는 정신없이 살아온 과거를 비로소 돌아보는 반성의 시기, 50세 이상이 되면서 부터는 나를 알고 나와 너의 관계를 제대로 보는 성숙의 시기가 된다는 것이다.
공자(孔子)는 나이 40을 불혹(不惑)이라 하였고, 50이 되어 천명(天命)을 알고, 60이 되면 이순(耳順)이라 귀가 듣는 대로 순종하며, 70에 이르러 법도(法道)를 넘지 않는다고 하였다.
흐르는 세월을 통하여 시간의 비밀을 깨닫게 되면 그만큼 삶도 영글어간다. 인생의 경륜이 그것이다. 어쩌면 인생을 인생답게 헤아릴 줄 알고 세상이치를 스스로 일깨우는 일이 전 생애를 요하는 일일지 모른다.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일선상에 놓고 생각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실재(實在)하는 것은 오직 현재 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오늘 이 순간과 관련됨으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일생일사(一生一死)의 원칙 갖고 한번 뿐인 인생을 살면서 과거에 매달리고 미래를 염려하기에는 우리네 삶이 너무나 짧다. 흘러간 물로는 방아 찧을 수 없고 엎질러진 물은 그릇에 다시 담을 수 없는 법이다. 톱질이 끝난 톱밥은 다시 톱질할 수는 없다. 과거란 마치 톱밥과 같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들이 겪는 불안과 초조는 오늘 때문이 아니라 다가오는 내일 때문이다. 내일은 내일가서 할 일임에도 너무 앞질러 가는 게 문제다. 인생의 실재는 현재며 순간에 들어 있다. 삶을 보람으로 엮어가려면 이 순간 속에서 영원을 발견하는 일이다. 이 순간을 떠나서는 나도 없고 너도 없고 그도 없다. 세상도 없고 인생도 없다.
나에게 있어 가장 엄숙한 순간이 지금 이 순간이다. 마주치는 순간 순간이 스타트라인(start line)이다. 인생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문무일 /신뢰회복연합조직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