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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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몬테칼로

2006-12-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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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이 철>

도박장 수입이 모나코의 주요 재원
왕실은 보이지 않는 카지노 대주주
돈써야 뭐가 보이는 관광지

모나코는 크게 두 개의 지역으로 갈라진다. 왕궁과 박물관이 있는 지역을 모나코라고 부르고 카지노와 호텔이 몰려 있는 지역을 몬테칼로라고 부른다. 모나코는 나라인데도 공항이 없다. 기자도 처음엔 파리에서 모나코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했었으나 모나코 노선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모나코는 워낙 땅이 좁아 비행장을 둘 형편이 못 된다. 옆 도시인 프랑스의 니스공항에 내려 거기서 다시 기차나 버스로 모나코를 가는 것이 일반적인 교통편이다. 기차요금은 7달러로 모나코까지 30분 정도 걸리는데 기차에서 내리면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펼쳐지는 시내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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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내다본 모나코 시내전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구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기차역 출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산 밑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오는 관광객들은 출구를 못 찾아 당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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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 있는 몬테칼로 기차역>

몬테칼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지노가 있다. 19세기 유럽 건축계의 기린아로 불린 가르니에(파리 오페라좌 건축)가 설계한 ‘그랑 카지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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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플레밍이 쓴 제임스 본드 시리즈 제1탄‘카지노 로얄’의 무대가 바로‘그랑 카지노’이며 영화‘골든 아이’에도 등장한다. 요즘 시중에서 상영되는 007‘카지노 로얄’은 모나코가 아니라 몬테네그로(크로에시아 부근)의 도박장이다. 몬테칼로의‘그랑 카지노’는 모나코의 대표적인 관광물이다. 그런데 정장을 하지 않으면 입장을 할 수가 없다. 일반 관광객들은 밖에 있는 별관 건물에서 슬롯머신을 하게 되어 있다. 기자는 50달러 주고 정장을 빌려 입은 후에야‘그랑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카지노가 너무 작아 약간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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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칼로의 상징인‘그랑 카지노’. 정장을 해야 입장할수 있으며 디럭스 호텔과 오페라하우스, 유명 상점들이 카지노와 연결되어 있다>

우아하고 고풍이 가득하기는 했으나 블랙잭 테이블이 6개, 룰렛이 한 개, 크랩 테이블(주사위 게임)이 한 개, 슬롯머신이 20개에 불과해 규모나 화려함에서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나 시저스 호텔과는 비교도 안 되었다. 그러나 유럽의 부자들이 몰리는 카지노이기 때문에 액션이 큰 모양이다. 모나코 시민은 이 카지노에 들어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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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용 일반 카지노>

모나코는 19세기 프랑스로부터 중립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자신의 영토의 반을 프랑스에 넘겨주었다. 이에 따라 세금수입이 줄어들어 재정이 어려워지자 샤르르 3세 왕자가 ‘그랑 카지노’를 지어 러시아 등 유럽 왕족들을 불러들인 것이 몬테칼로의 시작이다. 일년 내내 기후가 따뜻하고 경치가 뛰어나 귀족이나 부자들의 은퇴 거주지로서는 안성맞춤이다. 부자들의 이민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도 없고 이중국적도 허락한다.
모나코는 은행에 100만달러를 예금하고 1년만 현지에서 거주하면 시민권을 준다. 세계 120개국으로부터 억만장자들이 몰려들어와 살기 때문에 주민(3만5,000명)들의 평균연령이 높고 돈 쓰는 것이 이들의 직업이다. 몬테칼로의 호텔 숙박료는 400달러 이상이라 일반 관광객들은 니스에 머물면서 당일 코스로 모나코를 다녀온다. 몬테칼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점과 식당이 많지만 돈을 쓰지 않으면 몬테칼로의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도록 구조가 되어 있어 일반 관광객들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관광을 하는 수밖에 없다. 돈 없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관광지가 몬테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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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칼로 해변 카페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

<이 철> 이 사
c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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