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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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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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멩겔레를 용서하며’(Forgiving Dr. Mengele) ★★★
멩겔레는 나치시대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하며 유대인들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한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가졌던 의사다. 이 영화는 9세 때 쌍둥이 자매와 함께 수용소에서 멩겔레의 실험대상이 됐다가 살아남은 7순의 에바 모지즈 코르(사진)의 이야기다. 현재 인디애나 테라 호트에 살면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에바는 자신의 영혼이 진실로 과거의 악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멩겔레를 비롯해 모든 나치 전범들을 용서해야 한다며 아우슈비츠를 찾아가 멩겔레 등을 용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영화는 에바의 인디애나에서의 일상생활과 그녀의 수용소 방문 장면을 교차해 가며 찍은 기록영화다. 에바의 용서는 많은 유대인들의 반대를 받았지만 그녀는 뜻을 굽히지 않고 지금도 마을에서 유대인 뮤지엄을 운영하며 주로 학생들을 위해 강연을 하고 있다. 그랜드 4플렉스(213-617-0268).

‘조각난 이라크’(Iraq in Fragments)
종족분쟁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가는 이라크의 현실을 수니와 시아이트 및 쿠르드족의 입을 통해 살펴 본 기록영화. 제임스 롱리 감독이 2003년 2월~2005년 4월까지 이라크를 방문해 찍은 이미지와 음향과 사람들과의 인터뷰 기록이다.
첫 부분은 바그다드의 근로자 계급의 수니 동네서 사는 11세난 소년 모하메드와 그의 고용주인 미캐닉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어 나시리야와 나자프에 사는 호전적 시아이트들의 광적인 호전성이 젊은 성직자의 내레이션으로 묘사된다. 마지막으로 에르빌 교외에 사는 쿠르드족의 삶의 모습이 묘사되는데 세 종족 중 쿠르드족이 가장 평화로운 사람들로 나타난다. 23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오스카를 노리고’ (For Your Consideration)
유사 기록영화식의 풍자영화들(‘거프만을 기다리며’)로 유명한 감독 크리스토퍼 게스트와 각본가 유진 레비의 오스카상 풍자영화로 유사 기록영화식이 아닌 극영화.
30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 여배우 매릴린과 TV를 탈출하기 위해 소위 예술적 영화에 나오기로 한 빅터가 공연하는 저예산 드라마 ‘퓨림절 귀향’을 둘러싸고 온갖 인물들이 난리법석을 떤다. 이 형편없는 영화의 주인공 매릴린의 연기가 인터넷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터무니없는 입소문이 확대된다. 그리고 권위(?)있는 작품을 배급해 오스카상을 타보겠다는 선피시 영화사가 영화를 사 제목을 ‘댕스기빙 귀향’으로 고친 뒤 오스카상 후보지명 운동을 펼친다. PG-13.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310-289-4AMC), 브로드웨이 4(800-FANDANGO#706)


‘황구의 동굴’(The Cane of the Yellow Dog)★★★ 1/2
2003년 히트작 ‘우는 낙타 이야기’를 만든 비암비 수렌다바 감독의 몽고 유목민 한 가정의 한 여름의 삶을 그린 아름답고 평화로운 다큐드라마. 몽고초원 지대에 사는 유목인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영화인데 배우들이 아닌 바출룬 5인 가족이 일상생활하는 모습을 배우들보다 더 잘해낸다. 경치가 수려하다.
소,양,염소를 키우는 가장과 가사를 돌보는 그의 아내 그리고 6세난 장녀 난살과 난살의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들의 초원의 일상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영화는 초점을 똑똑한 난살에게 맞추면서 난살이 동굴에서 발견한 개 점박이와 소녀간의 애착을 드라마로 엮는다. 난살의 아버지는 딸에게 개를 버리라고 지시하나 난살은 말을 안 듣는다. 여름이 끝나고 가족이 이주를 할 때 난살의 아버지는 개를 남겨 놓으나 뜻밖의 일로 점박이는 한 가족이 된다. 가족용. 뉴윌셔(310-281-8223), 원콜로라도.

‘하나리-게이샤 모던’(Hannari-Geisha Modern)★★★
15세기 교토에서 생성된 게이샤의 역사와 특징을 알아본 기록영화로 전현직 게이샤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고유의 문화중 하나인 게이샤 문화를 탐구했다. 감독은 LA에 사는 소하라 미유키로 일본 전통춤을 배운 그녀는 영화 ‘마지막 사무라이’에 게이샤 단역으로 나왔다.
교토의 게이샤 구역은 현재 모두 6개가 있다. ‘게이샤의 추억’에 나오는 기온도 이 구역 중 하나다. 키모노와 오비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비롯해 게이샤가 되기까지의 고된 훈련과정이 묘사된다. 게이샤의 서비스를 받는 집을 오차야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단골손님 아니면 대접을 못 받는다. 현재 게이샤는 300명밖에 안 된다. 선셋5(323-848-3500).

‘패스트푸드 국가’(Fast Food Nation)
축산업과 정크 푸드업계를 조롱하고 그들의 비리를 폭로한 드라마로 소설이 원작. 맥도널을 연상케 하는 믹키스사가 자사 버거 안에서 쇠똥 성분이 발견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마케팅담당자인 단에게 사실 조사 임무를 맡긴다. 단이 증거를 찾아 나서면서 도착한 곳이 믹키스에 고기를 대는 가공공장이 있는 콜로라도의 코디.
그런데 코디는 멕시코서 넘어오는 밀입국자들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부분 도살장에 고용돼 저임금에 혹사를 당한다. 영화는 밀입국자인 실비아 자매를 통해 미국의 이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도 함께 고발하고 있다. 그렉 키니어, 브루스 윌리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이산 호크 및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 공연. R.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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