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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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시간’ (Harsh Times)★★★(5개 만점)

2006-1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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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화면 가득한 ‘사이코 광기’오싹
이중인간역 크리스천 베일 명연기

사이코 무직자로 나오는 크리스천 베일이 진짜 사이코 같은 연기를 하는데 길에서 이런 사람 만날까봐 겁나는 광적인 연기다.
후진 LA를 무대로 한 ‘택시 운전사’이자 ‘훈련의 날’을 연상케 하는 스릴러인데 감독 데이빗 아이어는 덴젤 워싱턴이 오스카 주연상을 받은 ‘훈련의 날’의 각본을 썼다.
말초 신경을 자극시키는 매우 파괴적이요 부정적인 영화로 사회 병폐에 주인공의 폭력과 광기의 원인을 돌리고 있다.
약 먹은 듯 날 뛰는 영화여서 거부감이 가지만 액션과 스릴을 좋아하는 팬들에겐 재미 있을 것이다.
이라크전의 후유증으로 망상에 시달리는 짐(베일)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나 속은 완전히 사이코다. 웃으며 설득력 있는 태도를 보이지만 반사회적이요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다. 짐에게는 역시 실직자인 어릴 적 친구 마이크(프레디 로드리게스)가 있는데 마이크는 동거하는 고액 봉급자 연인 실비아(에바 롱고리아)에게 직장 구하러 다닌다고 속이고 짐과 LA의 밤을 차를 몰고 다니며 술과 약물에 취해 산다.
짐의 꿈은 LAPD에 들어가 시민을 보호하고 한편으로는 멕시코에 사는 약혼녀를 미국으로 데려 오는 것. 그런데 짐이 LAPD 채용에서 낙방을 하면서 사이코 본성이 나타난다. 그는 마이크와 함께 밤의 LA를 질주하며 닥치는 대로 자신의 분풀이를 하는데 마이크는 짐이 사이코인 줄 알면서도 우정 때문에 그와 동행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국토안보부에서 짐을 채용하겠다는 통보가 온다. 빗나간 애국심에 사로잡힌 짐은 마침내 자기 꿈을 이루게 돼 환호작약한다. 국토안보부는 짐이 사이코라는 것을 알면서도 콜롬비아의 마약조직을 분쇄하기 위해 그를 고용한다. 일종의 1회용 휴지 같은 소모품이다.
영화가 사실적이기엔 너무나 감각적 재미에만 치중해 믿어지질 않는다. 그러나 베일의 이중인간 연기 하나만은 볼만하다. 촬영과 컬러도 어둠침침하다.
R.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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