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 납북된 13세 소녀 메구미 추적, 감동 다큐
‘납치 : 메구미 요코다 이야기’
(Abduction: The Megumi Yokota Story)
★★★★(5개 만점)
1977년 13세 때 일본의 항구 도시 니이가타에서 북한 간첩들에 의해 납치된 소녀 메구미에 관한 기록영화로 미국서 활동하는 한국계 다큐 제작자 겸 감독인 패티 김과 그의 남편 크리스 쉐리단이 감독했다.
메구미의 가족의 끈질긴 딸의 행방에 대한 추적과 다른 납치자들 가족과의 연대행동을 통한 생존자 귀환운동 그리고 마침내 5명의 납치된 일본인의 귀국에 이르기까지를 마치 미스터리물 만들 듯 흥미진진하고 또 감동적으로 그린 훌륭한 작품이다.
과거의 뉴스 필름과 가족사진과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이들의 고통과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 등을 마치 극영화처럼 드러매틱하고 또 감정 충만하게 묘사했다. 메구미의 납북은 처음 산케이신문에 의해 보도되면서 노출됐는데 일본 정부는 보도 후에도 수수방관하다가 고이즈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면서 해결되었다. 그러나 그러기까지에는 메구미의 부모와 다른 납치자 가족들의 끈질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했다.
영화는 일본으로 탈출한 전 북한 간첩인의 말을 통해 북한이 일본어와 일본인의 행동을 간첩들에게 교육시키기 위해 20대의 일본인들을 납치해 갔다면서 메구미 납치는 실수라고 알려준다.
고이즈미가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나 뒤 북한측은 8명의 납북자의 생사를 발표했는데 메구미는 자살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딸의 죽음을 믿지 않는 메구미 부모의 진정에 따라 일본 조사팀이 평양에 가서 메구미의 유해를 가져와 DNA 검사를 한 결과 메구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북한측은 메구미의 자살을 주장하고 있다.
평양에 사는 메구미의 딸 혜경이 조부모에게 보내는 비디오 편지와 죽기 직전까지 납북된 딸과 아들을 찾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등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꼭 보시도록. 22일까지 아크라이트극장(선셋과 바인).
‘재생품 인생’(Recycled Life)★★★½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40에이커에 이르는 쓰레기 하치장에서 대를 이어 살면서 폐품을 수거해 팔아 생계를 꾸려 가는 사람들의 삶을 찍은 38분짜리 충격적인 기록영화다. 특히 경악스러운 점은 부모와 함께 공해로 가득한 쓰레기의 산더미를 파헤치면서 쓸만한 물건을 수거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
이 쓰레기 하치장은 지난 60여년간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의 주거지가 돼 늙은이는 죽고 새 생명이 출생하는 사이클을 이뤄왔다.
정부는 이들의 참혹한 삶을 수수방관해 오다가 지난 2005년 대화재가 발생하면서 비로소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복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악취 나고 더러운 환경 속에도 유머와 생존본능 그리고 집단생활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쓰레기더미 인생의 정경이 가슴을 친다. 21일까지 하오 9시15분에만 상영. 그랜드(213-617-0268).
‘광기’(Lunacy)★★★
체코의 초현실주의적 감독 얀 스반크마예르의 실제 배우의 연기와 스톱 모션을 함께 쓴 섹스와 폭력과 괴이한 공포와 새카만 유머가 있는 독특한 영화.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 소설과 마르키 드 사드의 작품을 원용했다.
19세기 프랑스.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악몽에 시달리는 젊은 잔이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서 만난 마르키의 초청을 받고 그의 성에 간다.
장은 거기서 온갖 변태적 성행위와 괴이한 장례를 목격한다. 장이 성에서 도망치려하자 마르키는 장의 악몽을 고쳐주겠다면서 그를 초현실적인 정신병원으로 데려간다.
그 곳은 광인들이 직원들을 병실에 감금한 채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광인들의 천국과도 같은 곳. 감독이 ‘철학적 공포영화’라고 일컬은 작품이다.
24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복수혈전, 스타일 좋은 사무라이 영화
20일 오후 1시·5시 리틀도쿄 일미극장
‘운명의 검’
(Sword of Doom·1966)
일미문화원은 20일 하오 1시와 5시에 리틀 도쿄에 있는 일미극장(244 S. San Pedro St.)에서 1960년대 제작된 2편의 폭력적이요 스타일 좋은 사무라이 영화를 상영한다.
쇼군의 통치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사무라이들이 자신들의 옛 권력에 집착하던 1860년대. 주인공은 몰락한 사무라이 류노수케(타추야 나카다이)로 그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힘없는 노인을 가차없이 칼로 베어 죽인다. 류노수케의 아버지는 아들의 정법을 무시한 검법과 잔인한 성질을 나무라지만 류노수케는 이를 무시한다.
류노수케는 자신이 나가기로 한 비치명적인 검술시합에서 맞설 자기 상대방의 아내 오하마로부터 자신의 몸을 줄 테니 남편이 승리하도록 해 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를 안 오하마의 남편이 류노수케에게 치명적으로 달려들면서 류노수케는 그를 죽여 버린다. 여기서부터 침울하고 살기로 가득 찬 류노수케의 깊은 몰락이 시작된다.
오하마를 자기 정부로 삼은 류노수케에게 죽은 오하마의 동료들이 도전을 하고 명검술 사부 시마다(도시로 미후네)로부터 검술을 배운 오하마의 아들이 역시 류노수케에게 복수를 시도하면서 류노수케는 수많은 적과 피비린내 나는 칼부림을 하게 된다.
매우 어둡고 살기등등한 사무라이 영화로 광적인 살인을 즐기다시피 하는 류노수케 역의 나카다이의 연기가 매섭다. 선과 악의 구분이 애매모호한 영화로 흥미진진하다.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
‘에도를 구출한 검’
(The Sword that Saved Edo·1966)
켄지 미수미 감독. 젊고 냉소적인 로닌 네무리 쿄시로(라이조 이치가와)가 에도를 불태워 파괴하려는 복수심에 이를 가는 일단의 반란자들을 상대로 칼부림을 한다. 배신과 부패가 판을 치는 역시 폭력적인 영화로 기와지붕 위에서 벌어지는 쿄시로와 흰옷을 입은 자객들간의 결투장면이 압권이다. 입장료 1편에 8달러. (213)680-3700
‘2명의 떠돌이’(Two Drifters)★★★
포르투갈 게이 영화로 제목은 오드리 헵번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제가에 나오는 말이다. 각자 자신들의 애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두 고독한 젊은 남녀가 관계를 찾아 몸부림치는 모습을 격정적이요 우수가 깃든 드라마.
잘 생긴 로맨티스트 루이는 동성애 애인과 만난지 1년이 되는 날 애인을 교통사고로 잃고 고통과 슬픔에 시달린다. 수퍼마켓에서 일하는 오뎃은 애인에게 가족을 이루자고 말했다가 버림을 받는다.
둘의 세계는 오뎃이 생면부지의 남자인 페드로의 아기를 가졌다고 상상에 빠지면서 충돌하게 된다. 그리고 루이와 오뎃은 마지막에 뜻밖에 하나가 되면서 서로 각자의 욕망을 현실화하게 된다. 희한한 영화로 아무나 좋아할 영화는 아니다. 성인용. 선셋5(323-848-3500).
‘보이즈 브리프스 4’(Boys Briefs 4)★★½
게이 주제를 가진 6편의 국제 단편영화들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
▲‘밤으로’(Into the Night·호주)-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젊은 거리의 남창이 가출한 소년을 자기 품안에 거둬들인다.
▲‘소년’(Boy·뉴질랜드)-마을에서 몸을 파는 소년이 힛 앤 런 사고를 목격한 뒤 범인의 가족들로부터 침묵을 요구하는 횡포에 시달리나 용기를 내 고발한다. 무성영화.
▲‘남창’(Gigolo·프랑스)-알제리안 젊은 남창이 자신의 고통스런 과거를 찾는다.
▲‘빌드’(Build·캐나다)-두 젊은 남창과 이 중 한 명의 어머니와의 삼각관계.
▲‘바닥’(Rock Bottom·미국)-샌타모니카에서 남창을 픽업한 고독한 남자가 이 남창에게 연정을 느낀다.
▲‘황금’(Gold·캐나다)-눈 먼 화가와 사는 20세의 남창간의 관계. 성인용. 일부 극장.
‘입학 됐음’(Accepted)
8개의 대학에 낸 입학원서가 모두 거부되면서 바틀비는 친구 쉬래더와 함께 묘안을 낸다. 우리가 대학을 만들자는 것.
둘은 오합지졸 친구들과 함께 버려진 정신병원을 개조해 사우스 하몬 공과대학을 설립하고 쉬래더의 아저씨를 학장으로 앉힌 뒤 자기들 마음대로의 대학생활을 즐긴다. 물론 부모들은 감쪽같이 속는다.
이 대학이 소문이 나면서 딱지 맞은 학생들이 몰려들자 라이벌 자매교인 하몬 종합대학과 교육위원회의 감시와 조사를 받게 된다.
그런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기 소신대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문적으로 피어 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과연 바틀비와 그의 대학 창설자들은 감옥에 안 가면서 이 대학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인가.
PG-13. 전지역.
‘여객기 안의 뱀들’(Snakes on a Plane)
제목이 내용을 그대로 알려 주는 스릴러.
하와이에서 일어난 마피아가 관계된 잔인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젊은이가 연방경찰관 네빌(새뮤얼 L. 잭슨)의 보호 하에 LA에서 증언하기 위해 비행기에 탄다. 그런데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을 침묵시키기 위해 마피아 보스가 하와이 공항 보안요원을 돈으로 매수, 기내 화물칸에 400마리의 독사들이 담긴 상자를 반입시킨다.
이 상자는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을 나를 때 문이 열리도록 장치가 됐다. 여객기가 일정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 상자에서 나온 온갖 종류의 독사들이 승객들을 공격하면서 기내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R.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