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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바다, 은빛 백사장 그 품에 안겨…우리 해변으로 가요

2006-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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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바다, 은빛 백사장 그 품에 안겨…우리 해변으로 가요

샌타모니카 북쪽 10~20분 거리에는 호젓하면서도 여름의 정열을 물씬 맛볼 수 있는 크고 작은 해변들이 여러 개 모여 있다.

쪽빛 바다, 은빛 백사장 그 품에 안겨…우리 해변으로 가요

파도가 높아 서핑을 하기는 적절한 서프라이더 비치.

커버스토리 - PCH 따라가 본 샌타모니카 북쪽 유명세 덜탄 ‘명소’

요즘 주말이면 남가주의 유명 비치는 한국의 해운대를 연상시킨다. 낮 최고기온이 100도를 오르내리는 땡볕 더위로 샌타모니카 등 LA 인근 유명 해변은 주말이면 방문객들로 붐벼 바다 구경인지 사람 구경인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샌타모니카에서 조금만 북쪽으로 자동차를 몰고 가면 호젓하면서도 여름의 정열을 물씬 맛볼 수 있는 크고 작은 해변들이 더위에 지친 앤젤리노들을 기다리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 사이로 드문드문 파라솔을 세우고 선택을 즐기는 비키니의 피서객들이 눈에 들어오고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 사이로 젊은 서퍼들이 파도타기에 여념이 없다. 푸른 수면 위로 불어오는 해풍이 뜨거운 여름을 날려 버린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시원한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들이다.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들이 “쉬쉬”하면서 조용히 찾는 샌타모니카 북쪽의 해변들로 더위를 피해 떠나봤다.

호젓한 해변, 오붓한 추억...그래! 여기야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북상
샌타모니카 북쪽 해수욕장들

남가주의 해안선은 LA카운티만 해도 총 연장 31마일에 달하며 20여개의 크고 작은 비치가 피서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평일에도 1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는다는 샌타모니카와 베니스비치는 해수욕장 외에도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팅, 배구, 샤핑 등을 겸할 수 있는 대규모 유흥지에 가까운 관광명소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샌타모니카에서 10~20여분만 북쪽으로 드라이빙하면 해수욕장만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작지만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주말을 즐길 수 있는 해변들을 여러 개 만날 수 있다.
샌나모니카에서 1번 퍼시픽 하이웨이(PCH)로 북상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비치가 윌 로저스 주립해변(Will Roger’s State Beach)이다.
윌 로저스는 퍼시픽 펠리세이즈를 대표하는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가족 비치 중 하나이다. 선셋과 PCH가 만나는 지점으로 주차장, 샤워장 등의 편의 시설이 완비돼 있다.
백사장이 PCH 16000번지 지점부터 골드 코스트까지 길게 이어진다. 테마스칼 로드 부근의 잔디밭 공원을 비롯, 인근에 있는 상점과 식당들은 주말 나들이에 그만이다. 1마일 가량 남쪽 PCH와 웨이와차타콰 부근에는 배구시합이 항상 큰 인파를 만든다.
좀 더 사람이 없는 곳을 찾는다면 PCH 18500번지에 있는 토팽가 카운티 해변(Topanga County Beach)이 제격이다. 토팽가는 백사장은 협소하지만 부대시설이 잘돼 있어 서퍼들이 많이 모인다. 파도가 높은 곳이지만 해수욕을 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비치 남쪽 200야드 지점에 최근 문을 연 게티 빌라(Getty Villa)가 있어 수영과 유럽의 문화재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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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라군 주립공원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

토팽가에서 5마일 정도 북상하면 평일에도 적지 않은 숫자의 강태공들을 만날 수 있는 말리부 피어(Malibu Pier)에 도달하게 된다.
피어 옆에 있는 서프라이더 비치(Surfrider Beach)는 60~70년대 할리웃 스크린을 장악했던 수많은 비치 무비(Beach Movie)의 로케이션으로 애용됐던 곳이다. 파도가 높아 서핑을 하기는 적절하지만 초보자들은 수영을 안 하는 것이 좋다. 많이 알려져 주말에는 특히 붐비는 곳으로 백사장은 물과 만나는 곳에서 금방 없어지고 바위로 변한다. 낚시, 하이킹, 피크닉, 갯벌 관찰, 스쿠버 등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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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팽가 비치에서 서퍼들이 대행 서핑보드를 들고 모래사장을 지나고 있다.

색다른 분위기에서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은밀한 장소를 물색한다면 말리부 피어에서 200야드 북쪽에 있는 말리부 라군 주립공원(Malibu Lagoon State Park)을 권한다. 연인간의 애틋한 사랑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트 장소로 더없이 좋은 곳이다.
하늘과 맞닿은 광활한 수평선, 맑고 시원한 해풍…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심신이 편안하기만 하다. 한가한 가운데 무심코 던진 눈길에 물새 한 마리가 들어온다. 천천히 우아하게 혹은 빨리 경쾌하게 물 빠진 해변가를 돌아다니는 물새의 몸짓이 자못 신기하고 재미스러워 연인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모습을 즐기게 된다.
말리부 라군 인근, 샌타모니카 산맥을 등진 언덕에 자리잡은 세라 수녀원(Serra Retreat, 3401 Serra Rd.)은 멀리 바다 밑으로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을 만드는 곳이다. 라군에서 오후를 즐기고 수녀원으로 올라가 언덕 위에서 저녁 노을을 감상하면서 사랑의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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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한 세라 수녀원.


가톨릭 프란시스칸 수녀와 수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수녀원이라기보다는 명상센터로 유명하다. 말리부 해안은 물론 뒤쪽으로 샌타모니카 산맥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원은 장미 등 여러 가지 꽃으로 아름답게 다듬어져 있다. 수많은 연인이 이 곳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언약식을 치렀다.
말리부 라군에서 북쪽으로 2마일 지점에 있는 에스콘디도(Escondido)와 코럴(Corral)은 페퍼다인 대학 인근에 있는 아주 작은 비치들로 인근 주민들이 남이 알세라 소문도 내지 않고 찾아가는 한적한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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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라군에서 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피서객.

주차장도 없어 PCH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백사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위치는 PCH 27200번지와 26000번지 인근이다.
에스콘디도에서 500야드 정도 북쪽에 있는 파라다이스 코브(Paradise Cove)는 그림 같이 아기자기한 작은 만을 따라 난 초생달 같은 하얀 백사장이 아주 멋지다.
PCH 28128번지에 위치한 개인 소유 비치는 차량당 20달러의 주차료를 받고 있는데 비치에 있는 식당을 이용할 경우 주차료(3시간)는 무료다. 비치에 있는 조그마한 피어에서는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문의: (310)457-2511
www.paradisecovemalibu.com


파라다이스 코브에서 5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그 유명한 주마(Zuma) 비치를 만난다. 엔젤리노들에게 남가주에서 가장 선호하는 비치가 어디냐고 물으면 주마가 1, 2등을 다툰다. LA카운티 비치중 가장 크며 2,5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비롯, 샤워장, 식당, 어린이 놀이터, 스낵코너 등 모든 편의 시설들이 완비돼 있어 가족단위로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바닷물이 맑고 백사장이 고와 주말이면 수영과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배구 코트가 있으며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주마 비치 남쪽 해안 언덕 절벽이 바다로 툭 뛰어난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을 포인트 듐(Point Dume)이라고 부른다. 포인트 듐은 LA타임스가 선정한 남가주 10대 하이킹 코스가 있는 곳이다. 주마 비치 바로 남쪽에 있는데 해안의 굴곡이 심하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해 갯벌 바다생물을 관찰하기에도 용이하다.
사방에서 펼쳐지는 말리부 해안의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면서 연인이나 가족단위로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피크닉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PCH에서 페퍼다인 대학을 지나서 웨스트워드 비치 로드(Westward Beach Rd.)가 나오면 좌회전해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내려가면 해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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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듐,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해 갯벌 바다생물을 관찰하기에 용이하다.

드라이빙 메모
가는 길은 LA 한인타운에서 10번 프리웨이 웨스트를 타고 샌타모니카로 향한다. 샌타모니카에서 1번 PCH로 갈아타고 북상한다. 샌타모니카에서 말리부 주마까지 10개의 비치가 계속해서 나온다.
세라 수녀원은 페퍼다인 대학이 나오기 1마일 전에 세라 로드(Serra Rd.)를 만나면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된다. 입구에 경비사무실이 있는데 세라 수녀원을 방문하겠다고 하면 된다. 안내문을 따라 언덕으로 1마일 가량 올라가면 수녀원을 만나게 된다. 세라 로드의 표지판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잘 찾아야 한다.
세라 로드에 나와서 우회전해서 150야드 정도가면 첫 번째 신호등인 Cross Creek Rd.가 나오고 이 곳에서 좌회전하면 말리부 라군 주립공원으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오는 길에 샌타모니카 비치에 있는 위락공원인 퍼시픽 팍(Pacific Park)이나 팰리세이즈(Palisades)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3가 프로머나드(3rd Street Promenade)에서 샤핑을 하면서 분위기 있는 디너를 즐길 수 있다.
집이 밸리 쪽에 있으면 말리부 라군 주립공원에서 서쪽 1마일 지점에 있는 말리부 캐년 로드(Malibu Canyon Rd.)를 이용하면 또 다른 구경거리를 만나게 된다. 말리부 캐년 로드 중간에 있는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은 한국전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TV 드라마 매쉬(MASH)를 촬영했던 곳이다.


글 백두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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