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Yellowstone 에서의 상념(4)
2006-05-25 (목) 12:00:00
김수희<공예가>
버팔로 고기는 끝내 먹지 못했다. 낮에 냇가에서 신나게 놀다가 숙소로 돌아 오는 길에 커다란 버팔로를 만났다. 갑자기 많은 차들로 인해 길이 막혀서 서행을 하고 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일단 카메라부터 꺼내 들었다. 엘로스톤에서 길이 막힌다면 앞에 동물이 지나가거나 하는 볼거리가 있을 때이다. 길 옆으로 뭔가 시꺼멓고 큰 것이 있다. 서서히 지나가는 차 행렬에 맞추어 움직이다보니 바로 내 눈 앞에 버팔로가 나무에 머리를 부비고 있다. 아, 정말 크고도 못생겼다. 그리고 몇시간후, 엘로스톤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 근처의 미국식 식당엘 갔다. 식당에는 장식용으로 박제된 버팔로의 머리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쇠고기와 어떻게 틀릴까 궁금하긴 했지만, 여기저기 버팔로가 내려다 보고 있는 곳에서 도저히 버팔로 고기를 주문할 수는 없었다.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동물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식당이였다.
다음날, 엘로스톤을 돌아 나오면서 남편과 불에 탄 숲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그 동안 다니던 길에서도 군데군데 불에 탄 나무들이 많이 보였지만, 남쪽으로 나오는 길 양 옆에는 무척 심하게 숲이 불에 탄 채 방치되어 있었다. 1988년 4월에 시작된 불은 그해 11월이나 되서 꺼졌다고 하는데, 자연적으로 발생한 불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치유되도록 그냥 그렇게 놓아 둔다고 한다. 그러면 불탄 나무가 토양의 영양분이 되고 새로운 싹이 돋아 목초지가 형성이 되고 그렇게 서서히 숲이 되살아 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살아나는 자연의 힘이 위대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불에 탄 나무들이 다 넘어지는데만도 몇십년이 걸린다는데 숲이 제대로 복원되자면 얼마나 걸릴까. 그것을 기다리면서 몇 대에 걸쳐 연구하는 사람들의 인내심도 대단하다는 것이 처음 든 생각이였고, 그 다음은 그렇게 그냥 내쳐 두고 연구해도 될 만큼 큰 땅이 부럽다는 것이 그 두번째였다. 이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작년에 발생한 강원도의 산불 지역은 얼마나 복구 되었는지가 궁금해지는 것은 왜 일까.
이제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어섰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의 끝나 갈때는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과 여행이 끝나감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다음주에는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생긴일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