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마흔아홉번째 나의 생일

2006-05-18 (목) 12:00:00
크게 작게
한계선<자영업>

며칠전부터 큰애와 작은애가 번갈아가며 내게 물었다. 이유인즉 며칠후에 돌아오는 내 생일 스케줄때문에… 해마다 네 생일만큼은 가족들이 챙겨주는 특별한 날이기에 가장우아한 레스토랑에서 가장우아한(?) 대접을 받으며 함께 저녁식사를 하곤 했었다. 하지만 왠지 금년에는 밖에 나간다는 자체도 성가신 생각에 고집을 부려 집에서 몇가지 음식과 함께 초촐한 생일을 맞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전도사님 내외분과 교우몇분 그리고 우리네식구, 전도사님의 축복기도를 받으며 오붓한 시간을 갖노라니 두 오빠들 내외가 여느때와 달리 푸짐한 선물과 함께 찾아주셨다. 깜짝 놀라 왠 새삼스런 대접에 물으니 금년이 50회 내 생일이란다. 굳이 카운트하고 싶지않은 내나이를 오빠 내외가 기억해준 것이다.

부득 부득우기면서 아직은 만으로49이라며 한국식 나이와 미국식 나이를 따지며 펄펄뛰는 내모습을 모두들 우스워하면서 결국은 내주장대로 아직은 40대 아줌마로 묶어놓기로 했다. 아직은 50대줄에 설 준비가 전혀 되질 않았기때문이다. 엎치락 뒷치락 아이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에 벌써 내 나이쉰이라니… 고지를 향해 갖은인내와 땀으로 범벅된채 등반하는 산악가와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아직은 좀더 올라야할 산이 있고 그 산을 오른후 느낄 괘감을 생각하니 희망과 소망이 벅차다.
그래! 지난 삶도 충실했듯이 뒷걸음치려말고 계속 전진하며 현실을 받아드리자. 화려한 50대를 준비하는거다. 그리고 여지껏 시간에 쫓기어 못다한 일들을 계획해보자. 내식구 부모형제를 더 사랑하고 가까운 주변사람들과 더 좋은관계로 덕을 쌓으며 부족한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나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챙기며 아픔을 함께하자.
아~ 또 한가지. 점점 평퍼짐해져가는 엄마의 모습을 못마땅해 하는 두딸들을 위해 어서 빨리 서둘러 스포츠센타에 가입해야 겠다 허리둘레에 붙어있는 공포의 삼겹살을 과감히 날려 보내는거다. 몸과 마음도 젊게 살다보면 흔히 찾아오는 주부우울증이니 갱년기따위는 감히 찾아 오지않겠지?

고맙다 내 딸들! 너희들이 있기에 언제나 행복하단다. 그리고 모든 닭띠해 동갑내기들! 화이팅! 모두들 건강하시고 여지껏 어찌 살아왔던 지금의 이 삶을 기왕이면 감사하며 만족하며 삽시다. 그러다 보면 좋은날이 오겠지요!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