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우리편 이겨라

2006-03-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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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공예가>

아이들이 오랫만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해서 치즈버거 두개를 사 들고 집으로 왔다.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꺼내 주는데 맥도날드 봉투에 눈길이 갔다. 봉투에 그려진 스케이트 타는 사람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 자세히 보니 안톤 오노라고 써 있다. 아마도 동계 올림픽 때문인가 보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 사람이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이들에게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과 이 사람의 악연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 그리고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얼마나 잘 했는지도 신이나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 아이들이 미국 학교에서 이 이야기를 접하게 될 경우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말 새벽녘에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었다. 인터넷으로 위성중계하는 한국대 일본의 야구 경기 소리 였다. 남편이 그 새벽에 컴퓨터로 나오는 손바닥만한 화면으로 야구중계를 보고 있었다 . 나도 덩달아 졸린 눈을 비비며 거의 끝나가는 야구 중계에 끼어 들었다. 어, 박찬호 선수가 보인다. 남편의 설명을 들으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경기를 하는데 지금은 아시아권 A 조 예선전이란다.

이 경기를 위해 미국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등의 선수들이 모두 미국에서 와서 한국팀으로 합류를 했단다 . 일본과의 그 경기에서는 일본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이승엽 선수의 시원한 홈럼으로 역전승을 했다. 이로서 한국은 예선 A 조 1위로 미국에서의 본 경기에 출전하게 되었다.
본선의 첫 경기를 B조의 1위와 하게 된다는데, 신문에서 읽어 보니 이변이 없는 한 B 조 1위는 미국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그러면 한국과 미국이 첫 경기에서 겨루게 될 것이다.그 경기는 손바닥만한 인터넷 중계가 아닌 큰 텔레비젼으로 새벽이 아니라 저녁시간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볼 수 있을 것이다 .
한국과 미국이 야구 경기를 하면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느 편을 응원할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 저녁을 먹다가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한국과 미국이 야구경기를 하면 어느쪽을 응원할래 ?’ 우문에 지극히 아이들다운 현답이 돌아왔다. ‘둘 다 응원하지요. ‘ , ‘ 잘 하는 편이 이기겠지요 .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니까요.’ 하긴 안톤 오노가 승부에 대한 집착보다 스포츠정신을 먼저 따랐더라면 그런 악연을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그러니 아이들 말이 정답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래도 난, 우리나라 한국을 응원할 것이다. 우리편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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