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배려

2006-02-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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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숙<부동산 중개인>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 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바바 하리다스---

지난번 LA에 다니러 갔을때 언제나 처럼 책방엘 들렀다. 얼핏 눈에 들어온 책이 한 상복이란 사람이 쓴 “배려”였다. 내용도 모른채 내가 세상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였기에 얼른 집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일단 읽기 시작한 책은 내 손을 떠나지 못했다. 아 이렇게 좋은 책도 있었구나.
요즘 한국 책들은 요란한 포장에다 웬만하면 상 하권으로 만드는 바람에 약간은 식상한 터였는데 한 권짜리인 이 책은 정말 돈이 아깝지 않았다. 아니 한국에서는 이 책을 읽지 않으면 고등학교 졸업장을 주지 않는 그런 법이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직장과 가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을 통해 풀어 가는 이야기 줄거리가 현명하면서도 재미 있었다 이 책에서는 배려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우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며 받기 전에 먼저 주고 날마다 노력해야 하며 배려는 또한 자연스럽고 즐거우며 사소하지만 위대하다고 썼다. 사실 배려를 실천하는 예를 들자면 끝이 없겠지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건 문을 열고 나가면서 혹시 뒤에 사람이 있는지 돌아 보는 것이다. 문을 잡아 주면서 서로 고마워 하고 인사도 나누면 하루가 행복할 것이다. 또한 툭 툭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로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으므로 이것 또한 신경써야 할것이다. 오랫만에 만난 체중에 신경을 쓰는 사람에게 “아니 왜 이렇게 살이 쪘어?’라든가 “ 그다지 미모가 출중하지 않은 사람에게 “어머니는 미인이신데…” 이런 말은 배려 하고는 거리가
먼 인사인 것이다.

단단한 돌이나 쇠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깨지기 쉽다. 그러나 돌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깨지는 법이 없다. 물은 모든 것에 대해서 부드럽고 연한 까닭이다. 저 골짜기에 흐르는 물을 보라. 그의 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에 대해서 스스로 굽히고 적응함으로써 줄기차게 흘러 드디어 바다에 이른다.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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