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쉰데렐라

2006-02-0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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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숙<부동산 중개인>

지난 일월 마지막 날에 그린스팬 연방 준비 은행 회장이 버낸키 라는 교수 출신 경제학 박사에게 바톤을 넘기고 18년 동안의 임기를 마쳤다. 사람들은 신임 회장의 앞으로의 행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유는 물론 이자율 때문이다. 집을 사는데나 또한 개인 사업을 하는덴 이자율이 아주 중요한데 예측한대로 그린스팬은 퇴임 선물로 이자율을 .25%를 올리고 떠났다.

직업상 매일 매일의이자율 변동에 관심을 갖고 보는 필자가 이 새회장 때문에 놀란 사실은 앞으로의 경제적 동향보다는 이 사람의 나이 때문이었다. 부시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회장직을 수락하는 사진을 보고 시원한 대머리와 희끗희끗한 수염 때문이었을까 부시의 막내 삼촌 나이 쯤 되었으려니 한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알고보니 그는 부시보다 7살이나 아래였고 게다가 우리는 동갑이었다! 가슴이 철렁하면서 속이 상했다. 아니 이사람은 하바드를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까지 했으면서 자기 관리는 왜 이다지 형편없이 했단 말인가. 우리 나이가 이렇게 늙어 보인단 말인가! 가뜩이나 나이들어 가는게 억울해 죽겠는데 말이다. 아니면 이 사람도 보통 사람들 처럼 수염 깎고 머리 좀 심고 염색을 하면 적어도 우리 나이는 보이려나. 똑똑한 사람이 남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는 멋까지 갖추었다면 너무나 불공평 하지 않은가.


인터넷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우리는 아직 맘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이 넘치는 여인들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면서 자칭 쉰데렐라라고 부르고 있다. 이젠 우리만의 시간을 갖을 수 있고 커다란 들통만 있으면 곰국 끓여놓고 남편 집에 두고 긴 여행도 떠날 수 있는 쉰데렐라들. 공식적으로 할머니 1호가 되어 우리들을 할머니로 만든 친구에겐 단체로 눈을 흘겨주고 줌마렐라로 격하 시킨 쉰데렐라들. 세상은 넓고 가보고 싶은곳은 많고 왜 이리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은것인지.

아직은 직장이 있는 남편이 있고 적당히 속 썩이는 아이들이 있으며 건강한 무릎이 있는 한 유리구두가 두렵지 않은 쉰데렐라들이여 우리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누가 아는가 이 새회장이 유리구두를 들고 우리를 찾으러 올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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