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한국엄마로 잘 사는 법
2006-02-06 (월) 12:00:00
김현주 (전 TV구성작가)
문득, 타향살이가 힘겨워질 때면, 내 곁에 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 미국에서 자기 인생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 앞에 놓인 현실에 지쳐갈 때마다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나의 중대한 임무를 떠올리며 나를 추스리곤 한다.
사실, 오늘 이곳 미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건 80년 전 나의 외할아버지가 하셨다던 유학생활에 비하면 호강에 가깝다. 수퍼마켓도, 음식점도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한국의 것을 접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과의 물리적 거리도 많이 좁아졌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한국을 심어주고 있는가? 한국음식, 한국 드라마, 한국인 커뮤니티. 이러한 환경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미국에서 살며 미국인으로 교육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먼저 부모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위인들 이야기를 접하게 해 주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기회 닿는 대로 들려주는 것이다. 물론, 이민 온 부모 밑에서 미국 학교에서 성공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겐 쉽지 않은 현실이다. 부모 역시, 공부에, 과외활동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지지 않도록 챙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바쁘다. 하지만, 아이가 지울 수 없는 자신의 일부인 ‘한국계’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한다면, 학교에서의 성공 이상으로 그 아인 인생에서 성공적인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는 바탕을 갖췄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아이 자신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꿈을 갖도록 돕는 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
나를 통해, 내 아이를 통해 한국이 빛나 보이는 것, 그 빛의 작고 큼을 떠나서 내가 속한 세상에 빛을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빛이 한국에도 닿을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 아무리 국경이 없어지고, 언어가 통일되고, 온 세계가 하나가 되어 움직여나간다 하더라도 내가 가진 가족 문화, 내 조상이 품어왔던 시간과 공간들은 세대를 거쳐 내려가며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에너지로 남을 거라고 믿는다. 그것이 남과 다른 ‘나’라는 존재를 빛나게 해 주는 힘이 되지 않을까? 나에게도 내 아이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