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금자

2005-11-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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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까지 배우는 즐거움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의 습관이나 배워 익힌 것은 죽을 때까지 남아 있어,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우리 옛 조상들은 터득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혀도 제대로 안 돌아가는 어린애들을 앉혀 놓고 하늘 천 따지 하며 천자문을 시작 했으리라.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며 산다는 말 또한 우리 속담이고 보면 한국에서는 평생교육센터가 각 대학마다 거의 설치되고 문화센터가 그토록 인기리에 성행 하나 보다. 나이가 들면서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인간만이 갖는 큰 행복인 거 같다. 그들의 얼굴표정은 진지하며 눈은 빛나고 입에는 미소가 흐른다. 머리 속엔 엔도르핀이 핑핑 솟아나리라.

문화센터에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도전인가를 느끼게 한다. 그 중에서 모나리자 상 같은 고운 미소를 띈 한 분이 있다. 미술 클래스에 나오시는 노부인이신데 누구라고 아직 밝히시진 않았지만 남편이 외교부에 재직하면서 외국 대사생활을 이십 여 년 했다고 한다. 얼굴표정 언행 하나 하나가 모두 지적인 그분은 그림에는 소질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지만 젊어서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수줍게 웃으신다.
연필을 잡고 또 지우개로 지우고 하면서 그림에 몰두할 때면 모든 잡념이 사리지고 새로운 활기가 넘치신단다. 몇 년 전 뇌출혈로 한 쪽 눈도 안 좋아지고 건강도 자신이 없지만 치매예방도 할 겸 시작했는데 학생이 된다는 기쁨에 너무도 행복하다고 모나리자 미소를 지으신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면 그림도 늘고 마음의 풍요도 늘어 날 것이 분명하기에 어린애가 처음 도화지를 받아 크레용을 잡는 기분으로 시작하신다는 노부인, 여든까지 배우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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