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나는 한국엄마

2005-11-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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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희(전 영화배우)

나는 여느 어머니와 똑같은 한국엄마이다. 미국에 살면서도 아이들이 책상 앞에만 앉아있으면 행복하다. 아직도 한국스타일로 고루해 보일만큼 개인 튜터(보충수업) 시간을 주말에도 갖게하는 엄마이니까.
이른 아침에 한시간 수업을 더 듣는 창배(막내) 때문에, 주니(둘째)도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간다. 한번의 불평도 없이, 맑은 정신에 한시간 더 공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해주는 딸이 자랑스럽다.
5시반에 일어나 학교갈 준비하고, 잠이 덜 깬 얼굴로 부스스~ 차에 오르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지난 베테런스데이의 일이다. 오전에 할아버지, 할머니들 돌보아드리는 곳에서 봉사하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스케이트장에 갈 약속을 만들었단다. 주말이어도 개인보충수업하랴, 이런 저런 렛슨 받으랴, 자원봉사, 찬양연습, 일요일엔 교회…. 마음놓고 친구들과 놀틈도 없다.
며칠 안되는 할러데이에 특별한 휴가를 내듯, 그날의 계획을 늘어 놓는 그녀,
내심 11학년이라 SAT준비도 끊임없이 해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고만때의 틴에이저의 기분, 게다가 운전면허까지 딴 새로운 기분을 이해해주어야지 하며,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7시에 돌아온다던 녀석이, 차편 없는 친구를 집에 까지 데려다 주고, 그 친구집에서 조금 더 놀다 오겠노라고.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돼, 날래 들어오라우!” 소리를 들을까봐, 잔꾀를? 시간 시간 저도 걱정이 되는지, 문자메세지가 뜬다. “조금만 더 놀다 갈께요!” 어찌 그마음을 모르랴? 저도 걱정이 되서 그러는 것을? 얼마가 흘렀을까, 차고문이 열리는 소리,
조금뒤 모기 만한목소리로 “다녀왔습니다”, “엄마 방으로 들어와” 단호한 목소리에 기가 죽은듯 하지만, 이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식으로 당돌하다. “지금이 몇시야? 약속은 지키자고 하는거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왜 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런적 처음인데, 엄마가 과잉반응하는 거란다. 과장된 반응?
그래, 이 때다. 좀 더 과장하자. 이참에 버릇을 고쳐야지… “공부가 문제가 아니야, 공부가! 인간이 먼저 되야지” 어쩜? 갈수록 나의 말하는 스타일은 , 어릴적 듣던 내 엄마와 똑같아지는걸까?.
화장실에서 엉~ 엉!! 우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뒤, 전화벨이 울린다. UC 얼바인에 다니는 지나(큰딸) 의 전화다. 그새 언니에게 하소연을 했군. 내심 기쁘다 자매사랑이… “엄마 죄송해요” 무어가 죄송하단 말인가?. “저는 10학년때 공부 열심히 안해서 원하는 대학에 못갔지만, 주니는 공부 잘하니까 ,엄마 친정식구들도, 아빠 친정식구들도 모두 기대하는데… 그때, 저도 공부 열심히 할걸하고 지금 후회해요. 제가 다 해보고 안일이니까, 잘 타이를께요. ”
벌써, 이렇게 빨리 철이 들었나? 이제 막 대학에 들어 갔건만... 자식이 부모보다 낫기를 모든부모가 바라듯, 이녀석! 역시 엄마보다 낫구나! 고마우이~!!! 근데 말이야, 지나야! 아빠친정식구? 그런말 없어, 친가라고 하는거야 .하하하… 귀여운 나의 딸, 아들아! . 언제나, 이 엄마를 인내해 주어서 고맙구나. 너희들을 통해 많은 걸 배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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