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왜 일까?

2005-10-2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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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연<한국학교 교장>

아침이면 안개가 쫙 끼어 자동으로 몸은 꾸물꾸물 거려지고 입에서는 아이구 아이구 소리가 나옴은 게을러서 일까, 나이 탓 일까?
안개 걷힌 하늘을 바라보며, 눈이 시려옴에 와~! 하고 감탄할 때 문득 전깃줄에 걸린 누군가의 신발 한 짝, 저 신발의 주인은 왜 신발 한 짝을 저기에 걸어 놓았을까, 한쪽 신만 신고 걸을 수 있었는지, 걸린 신발 한 짝이 자꾸 눈에 밟히는 이유는?
따뜻한 가을 볕에 가지런하게 널어 놓은 양말 중에 왜 꼭 한 짝이 없는지? 분명 세탁기를 돌릴 때는 짝을 맞춰 빨은 듯 한데…
빠알갛게 물든 이파리들을 보며 된서리 내려 차가와 진 날씨에 연로하신 부모님 걱정보다는 어딘가에서 각자의 길을 잘 가고 있을 친구들이 더 생각 남은 아직 철이 없어서 일까?
고향의 부모님께 한 달이 훨씬 넘게 전화 한 통 못하면서 대학 보낸 아들녀석 일 주일 동안 전화 한 통 없다고 투덜 대는 것은 왜 당연한 걸까?
TV 드라마에 목메고 앉아 있으면서 딸 아이가 친구와 채팅 한다고 호통치는 이유는?

어느날 침대 옆에 놓인 효자 손을 보며, 왜 이것이 여기에 있는지 감을 못 잡고 치워 버리곤 잠든 아내 깨워 등 긁어 달란다고 불평이야?
한때 나도 너희들처럼 노래를 들으면 눈물을 짓고, 손 벽을 치며 열광 했단다 하면서 막상 산울림 공연장에서는 팔짱 끼고 앉아 고개만 끄덕임은?
JYPE 오디션에 참가하고 싶다는 딸아이에게 한마디로 안돼! 하면서 친구 딸 아이가 참가했다는 소식에 “그 애는 안돼, 우리 애면 몰라도” 하는 이유는?
비싼 기능성 화장품 사다가 열심히 바르지도 않고서 거울을 보며 왜 빨리 효과가 없느냐고 탓 함은?
날려 보낸 문자 메시지, 무슨 뜻이냐고 되 돌아 왔을 때 이해력 없다고 구박 함은?
바른 한국말을 구사해야 한다고 하면서 가르치다 와 가리키다 를 구분 없이 발음 함은?
내 글을 읽어 주시고, 동감해 주시는 분들께는 한 없이 상냥했던 것처럼 무반응이거나 잘 못을 지적해 주시는 분들께도 그럴까?
쓰고 싶은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창을 벌써 닫아야 함에 못내 서운함은?
세상을 모두 내 중심으로 보고, 내 생각의 잣대로 모든 것을 저울질 하다 보니 나에게는 너무나 관대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융통성 없이 철저하여, 이기심과 체면, 착각내지는 교만이란 이유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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