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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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업소 “골치 아파요”

2005-10-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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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려간 비디오테입 장기 미반납

빌려간 비디오를 장기간 반납하지 않거나 또는 아예 반납하지 않는 소비자들 때문에 비디오 대여업소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난데일의 한 비디오 대여점 주인은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한꺼번에 여러 개를 세트로 빌려간 뒤 반납하지 않거나, 또는 일단 빌려간 뒤 몇 달씩이나 ‘소장’하면서 친구, 친척끼리 돌려보는 경우가 많아 매출에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디오 대여점들이 공테입을 들여오는 단가는 1달러에서 1달러50센트 사이. 워싱턴 지역의 경우 비디오 한 개당 대여료가 요즘 보통 1달러이므로 고객이 테입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반납 비율은 업소마다 다르지만 평균 10%부터 최대 30%까지 이르는 것으로 업소들은 밝히고 있다. 매출에 따라 월평균 1천~3천달러 정도씩 손실이 발생한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주들은 날로 심해지는 대여업소간 경쟁 때문에 혹 고객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며 강력히 항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훼어팩스의 한 비디오 대여점 매니저는 “미반납 테입을 갖다 달라고 부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미반납 손님에게 대여를 거절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결국 인근 경쟁업소로 손님을 보내는 결과가 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며 사정을 털어놓았다.
비디오 대여업계는 ‘비양심적인’ 고객들의 경우 미반납을 통해 소장 비디오를 적게는 20~30개부터 최대 1백개 이상씩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미반납 테입을 놔둔 채 이사가 아파트 매니저가 테입을 돌려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버지니아비디오협회의 김종갑 회장은 “과거 비디오 대여점 사이의 경쟁이 심하지 않았을 때는 20달러 정도의 미반납 보증금을 미리 받아두는 등의 대책이 있었지만, 최근 업소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비책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며 “협회 차원에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묘안이 없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 회장은 “블락버스터 같은 미국 비디오 업소에는 반납을 잘하는 한인 고객들이 한인 비디오 대여업소에 대해서는 반납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객 여러분이 반납의무를 지켜줘야 우리 대여업소들도 더욱 좋은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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