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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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책과 함께 ‘히스토리언’

2005-09-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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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서평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김영사 펴냄

15세기 실존 드라큘라 캐기
로맨스-스릴러 버무린 러브스토리


이 책은 15세기에 실존했던 왈라키아의 영주 드라큘라와 시공간을 넘나들며 그를 쫓는 역사가들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드라큘라가 특유의 잔혹한 이미지 대신, 고서의 수집가이자 학문 애호가이며 지적인 두뇌의 소유자로 그려진 점, 그의 비밀을 캐는 사람들이 종교인이 아니라 역사가들이라는 설정이 우선 독특했다. 그 때문인지 책을 읽고 난 후 지적 충만감이 가득해서 좋았다. 우리에겐 낯선 동유럽의 역사와 신화, 전설을 로맨스와 스릴러와 버무려 무겁지 않게 포장해놓은 솜씨도 칭찬하고 싶다.


주인공들은 갖은 위험을 감수하고 드라큘라를 추적해간다. 그러면서 등장하는 오스만투르크와 루마니아, 헝가리의 역사는 참으로 재미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 동유럽의 신화와 민요가 매우 친숙하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장르 소설에 꼭 등장하는 러브스토리 또한 여타의 소설보다 뛰어나게 그려진 듯하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고, 드라큘라와 동유럽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히스토리언을 읽게 된 것도, 부담스러운 책들 사이에서 뭔가 가볍게 읽을 거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이 책은 ‘가볍게’ 읽고 잊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잘 쓰여진 소설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그냥 넘겨 버릴 수 없는 섬세하고 자세한 묘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은 10년간 준비해 왔다는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뒷받침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방대한 지식, 감춰졌던 재미있는 역사, 적절한 로맨스, 히트하는 소설의 모든 공식을 다 갖추고 있는 이 책은 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교묘하고, 복잡하며 독자들의 머리를 쓰게 만든다.


자료 제공: 알라딘서점 <213-739-8107·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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