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락세 시작” vs “좀더 지켜봐야” 전망 대립
워싱턴 일대를 휩쓸던 부동산 열기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지역의 부동산 중개인들을 위해 멀티플 리스팅(multiple listing: 부동산 중개인들이 확보한 매물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중개인들에 공급하는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MRIS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진정 기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MRIS가 제공한 워싱턴 일대의 주택 매물은 평균 2만3천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간은 그 숫자가 3만5,300채로 크게 늘어났다.
이렇게 매물이 늘면서 집이 팔려 나가는 기간도 다소 증가했다. 훼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올 초 주택 매물은 평균 14일간 시장에 내놔졌다가 매매가 성사됐으나 지난 6월에는 이 기간이 16일로 늘어났다. 몽고메리 카운티에서는 같은 기간이 18일에서 20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볼 때 주택 매물이 늘어나면서 집을 파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다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Long & Foster의 웨스 포스터 사장은 “올 초만 해도 일부 필사적인 바이어들이 집을 사기 위해 홈 인스펙션(집을 사기 전에 하자가 없는지 점검하는 절차)을 생략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투기적 바이어들이 시장을 과열 상태로 몰고 갔지만 이제는 그들이 곤경에 빠질 차례“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냉각기의 시작’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부동산 중개인협회 (Greater Capital Area Ass ociation)의 수잔 해스킨스(Susann Haskins)은 “워싱턴 일대의 부동산 시장은 타지역과 비교할 때 아직도 뜨거우며,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도 평균보다 훨씬 짧은 게 사실”이라며 “빨강신호를 올리기보다는 좀더 시간을 갖고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은 부동산 매매가 계절적으로 줄어드는 시기인 만큼 부동산 경기가 하락으로 돌아섰다는 진단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고가 주택 시장에서 진정 기미가 뚜렷한 반면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나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처럼 아직도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는 집값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경우 지난 6월 주택 매매량이 전월 대비 10.7% 늘었으며,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서도 3%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이어들은 이제 차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매물을 살펴보아야 하며, 셀러의 경우는 지나치게 높은 단가를 고집하지 말고 시장 상황에 맞는 가격에 집을 내놓아야 빨리 팔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