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려의 살면서 필요한 에티켓/공동생활의 매너 2 -웅녀의 후예

2005-07-2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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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냄새 관리에 신경써야...

한국엘가면 처음 며칠은 마늘 냄새에 고생을 한다. 어딜 가나 마늘 냄새가 나는데. 특히 한 여름 저녁 퇴근시간 지하철 냄새는 굉장하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면 마늘 냄새가 나지 않기 시작한다. 어느새 나의 코가 마비되고 또한 나 역시도 아침부터 마늘이 많이 든 음식을 먹고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구경 갔는데 옆 사람이 고개를 돌리며 코를 막아서 그때부터 안절부절 뮤지컬 구경도 제대로 못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부글부글 지글지글 후루룩 먹을 때는 좋았는데.... 다음날 까지도 입었던 옷은 물론 핸드 백 속에서조차 음식냄새가 배어있는 것을 본다. 마늘과 참기름과 고추장이 어우러진 냄새.


‘뭐 미국사람들도 마늘 잘만 먹더라.’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공연히 변명하듯 말하는 사람도 많다.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웅녀의 자손들이라서 그런지 우리와 마늘을 각별한 관계인 것 같다. 사실 마늘 먹는 것이 뭐가 나쁜가. 마늘에서 나는 냄새가 문제인 것이다. 더구나 생마늘을 먹은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는 정말 역하다. 서양 사람들은 향내를 좋아한다. 몸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바르기 시작했다지만 성경을 봐도 기원전부터 그들의 냄새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백화점에는 향수서부터 방향제, 방취제며 룸 스프레이며 더구나 아로마 테라피(Aroma Theraphy)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수 십 가지의 냄새나는 비누와 초... <냄새코너>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웁스- 어니언 샐러드 !! (Oops, Onion Salad)’..오래전 무심코 보아 넘기던 틱택(Tic Tac)TV선전이 생각난다. 입에서 나는 냄새에 까지도 무척 민감한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아유 저 나라 사람들은 정말...’ 이 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라도 우리도 우리한테서 나는 냄새를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아파트에 살면서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끓일 때 팬을 틀거나 창문을 열거나 초를 켜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냄새를 빼는 일에 힘써야할 것이다. 가끔씩 오븐에 빵을 굽는 것도 냄새처리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점심을 한국식으로 밥을 해먹는 가게라면 갑절로 더 냄새제거를 해야 할 줄로 안다. 마늘이 든 음식을 먹고 나면 우유를 마시거나 김을 먹으면 냄새를 가시게 한다고들 하는데, 그것보다는 빨리 양치질하고 껌을 씹는 것이 더 확실할 것이다. 좋은 냄새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덥지근한 여름철 나쁜 냄새를 없애는 데에 우리 다 같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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