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체조 금메달 한국에 돌려줘야

2004-08-2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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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선수에게 돌아갈 금메달을 심판의 오심으로 미국선수가 차지한 사건은 올림픽과 스포츠 정신을 얼룩지게 한 부끄러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은 한국내 반미정서를 부추켜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마저 있다. 심판의 오심이 확실한 이상 한국선수에게 금메달을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체조경기 남자개인종합에서 발생했다. 한국의 양태영 선수가 심판들로부터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받아 동메달에 그쳤고 대신 미국선수가 금메달을 받았다. 국제체조연맹은 이 경기의 오심을 인정, 심판 3명 전원을 징계하였으나 한 번 내린 판정은 번복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포츠정신은 무엇보다도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뤄 승패를 결정하는 데 있다. 스포츠경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대회에서는 어떤 스포츠 경기보다도 정정당당한 경기를 중요시 한다. 그런데도 심판의 오심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수가 가끔 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양선수 사건 뿐 아니라 승마와 남자 배영에서 오심 여부를 둘러싸고 말썽이 생겼고 남
자 펜싱에서는 오심한 심판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번 양선수 사건은 한국선수가 받아야 할 금메달을 미국선수가 가로챘다는 점에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당시 김동성 선수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 사건은 한국에서 반미감정을 부추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양선수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반미 선동에 악용되어 한미관계를 해칠 우려도 없지 않다.

스포츠경기의 심판이라고 해서 모든 판정에 실수가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실수가 발견되었을 때는 그 판정을 고쳐서 결과를 정정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이번 양선수 사건의 경우 양선수에게 가장 불리한 점수를 준 심판이 미국선수와 같은 지역에 살면서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고의성마저 의심되고 있다. 그런 심판의 판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다행히 미국언론들이 일제히 양선수에게 금메달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는 한국의 양선수가 억울하게 빼앗긴 금메달을 되찾음으로써 아테네올림픽이 스포츠정신을 짓밟은 얼룩진 올림픽으로 남지 않고 미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적 앙금이 해소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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