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의 여유

2004-06-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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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박수경<론 오피서>

지난 주일은 아버지의 날인 동시에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생일이었다. 새벽부터 미루어진 집안일과 정리정돈으로 분주한이후 교회를 다녀온 오후에는 아버지날의 주인공인 남편도, 일년에 한번 밖에 없는 생일을 기다린 아들도 입이 잔뜩 나와있었다. 아이들로부터 정성스러운 카드와 선물을 받은 남편도 지나가는 하루를 아쉬워했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있던 생일날의 아들은 오후가 다 지나가자 울음을 터뜨렸다. 생일 선물로 사다준 옷도 달갑지 않은듯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 하니 그럼 영화를 보여주랴 장난감을 사주랴 달래도 보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아버지날의 주인공도 생일날의 주인공도 미처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도 못해 보았는데 24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은 하루가 아쉬웠던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은 것이 실제로는 아니지만 그리 넉넉한 것도 아닌 것 같다. 하루를 바쁘게 사는 직장인 이나 열심히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을 변명처럼 자주 사용한다. 두 사람을 동시에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무대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난 변명하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생각해보니 내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필자도 뒤돌아 보면 제트기를 타고 갑자기 오늘이라는 시간에 도착한 것처럼 무척 바빳던 것같다.

직장에서도 집안에서도 교회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지나간 이후에는 메꿀수 없는 빈구석 아쉬움들이 남는 것은 예외가 아니다. 나름대로 한다고 하고 난 이후에는 뒤따르지 못하는 체력으로 인해 손해가 더 많을 때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고 친구와 가족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점점 잃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일과 중에 빠뜨리지 말고 사랑을 전하는 여유를 마음에 가져본다면 소중한 사람들을 점점 잃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옛날 학교를 다닐 때50분 수업이후에 10분의 휴식이 있었던 것 처럼 하루의 생활 속에 10분씩을 만들어 내어 마음의 여유를 누리다보면 더 풍성한 기쁨이 나와 내주위 사람에게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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