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김희연

2004-06-1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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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슈렉을 보러갔었다. 1편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2편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였다. 슈렉1편은 한국에서 보았는데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지껏 우리가 보
았던 애니메이션들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였다. 예쁘고 멋진 공주와 왕자가 등
장해서 멋진 커플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영화였다. 슈렉1편은 신
선한 충격이었고 그 당시에 유행이었던 엽기적인 모드와도 잘 맞아 떨어져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니매이션이었다.
주말 낮시간인데도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팝콘을 맛있게 먹으며 영화가 시작
되기를 기다렸다. 극장 안은 엄마 아빠랑 같이 온 애기들부터 슈렉의 매력에 푹빠진
어른들의 모습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영화는 시작되었고 귀염둥이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허니문을 떠나는 것 부터 스토리가 전개되었다
. 영화를 보는 도중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전편 못지 않게 재미있는 스
토리였다.
슈렉이 마법의 약을 마시고 멋진 남자가 되었고 피오나도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에
서 날씬하고 예쁜 모습으로 변했지만 결국 그들은 원래 대로 돌아가길 원한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멋진 외모로 살 수 있지만 그들이 선택한 것은 못생기고 보잘 것 없
는 그들의 외모로 돌아가는 거였다. 그들은 서로의 외모보다는 아름다운 마음을 사
랑했던 거였다.
요즘 같이 외모 지상주의 시대에 어떻게 보면 어울리지 않는 스토리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임신을 하고 미워지는 내 몸매에 슬퍼하기도 하고 자주 슬럼프에 빠지곤 했었는데.
내가 잘못된 생각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우면 외모는 저절
로 예뻐진다는 남편의 말, 그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기를 가지는 건 여자로
써 아주 행복한 일인데 몸매가 조금 망가진다고 슬퍼하면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그런 몸매까지도 남편은 사랑스럽다고 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도 중요하겠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없으면 겉모습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외모만 꾸미려했지 내면의 아름다움엔 별로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었던 내 삶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슈렉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던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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