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영주권 없어 대학 포기하는 젊은이

2004-06-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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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취재부 부장대우)

대학에 이어 고등학교 졸업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도 한인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을 기록, 수석 졸업생으로 발레딕터리언의 영광을 누리는가 하면 풀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한다. 몇몇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문대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아내 한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상쾌한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우수 대학을 졸업한 1.5세나 2세는 일류 대기업이나 뉴욕일원 유명 회사나 업체, 기관의 요직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영역을 발휘하고 있다.


한인 이민사가 길어지면서 뉴욕일원의 한인 변호사가 1,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그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많은 전문의사와 박사, 경제인, 과학인 등 전문인이 배출되는 등 주류 사회에 진출하는 2세들이 늘어나는 등 한인 뿌리는 깊어지고 있다.

이중에는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 성공한 경우가 있으나 반대로 돈을 벌어가며 또 영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은 채 스스로 해결하며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또한 신분 문제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가고 싶은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는데도 신분 문제로 장학금이나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진학하지 못하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소년의 경우이다.

어려서 부모를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미국에 체류하게 된 1.5세들은 뻔한 가정 형편에 비싼 등록금을 부모에게 달라고 떼를 쓰지도 못한다. 장학재단이나 금융회사에 융자를 신청해봐도 신분 문제로 거절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정의 청소년들은 절망 속에 빠진다. 자신보다 성적이나 활동에서 뒤진 친구에게 장학금을 넘겨 줘야하는 상황에서도 불공평한 처사라고 소리한번 못 질러 본다.

영주권이 없고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없기 때문에 준다는 장학금을 받지 못해 대학에서는 오라고 하지만 너무 비싼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뒤돌아서야 하는 청소년들이 주위를 조금만 살펴보면 발견된다.

드림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 그 효력이 발휘되면 많은 서류 미비 학생들이 구조되겠지만 이에 앞서 한인 사회가 이런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준다면 꿈의 날개를 펴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인사회의 장학금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해 봉사하는 생을 살아갈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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