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가족
2004-05-25 (화) 12:00:00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어느 화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려고 이곳 저곳을 다니며 아름다운 곳을 찾아 다녔다. 그러나 화가가 원하는 아름다운 그림은 만나지 못하고 말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집 문을 들어서는 순간 가족들이 반겨주는 따뜻함과 푸근한 사랑을 발견하였다. 비로소 화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가족 말고도 아름다운 것들을 말하라고 하면 이것저것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구태여 가족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가정이 인류의 역사가운데 처음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가정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힘들고 무거운 짐을 질 때가 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몇 사람이 함께 모여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생활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를 낳은 뒤부터 평생 눈감을 때까지 자식에 대한 염려로 마음 편할 날이 없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참고 노력해야 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것처럼 가정은 언제나 아픔과 슬픔, 걱정과 염려, 기쁨과 즐거움이 한데 어우러져 가정의 끈끈하고도 진한 사랑을 만들어 내게 된다.
때로는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버리게 되고, 자식이 부모를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일도 있다. 가족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재산을 움켜잡으려고 싸우는 식구들도 있다.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좀더 겸허하게 사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가족은 무엇보다도 사랑의 요람이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영어 Family가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자들이 모여서 된 단어라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들이 서로 사랑하고, 자식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모습이 있을 때 가족 같은 가족이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가족만큼 사랑이 풍성한 곳이 없고, 가족만큼 훌륭한 학교가 없다.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서로 나누면서 싹튼 사랑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사랑의 도리를 배우게 된다. 없는 것을 자식들에게 양보하면서 자식들이 먹는 것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하는 부모의 사랑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자식은 이미 늙어버린 부모를 더욱 생각하게 된다. 젊어서는 부모의 모습과 부모의 직업에 대해 자신이 없었지만 뒤늦게나마 부모가 살아온 인생을 존경하게 되는 것은 어느 누구나가 부모처럼 위대하게 살 수 있는 자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에는 부모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반항도 해보지만 결국 자신이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될 때에 자신도 부모님이 살아왔던 그런 모습을 닮아가고 있을 때 I히 미안하고도 죄송스런 마음을 갖게 된다.
성경은 말씀한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에베소서6:2-3)
가족은 가족 같아야 한다. 가족이 사랑을 버리고 나의 편안함을 취하면 가족 같은데 가족이 될 수 없다. 오직 사랑의 씨앗을 심어 행복의 열매를 거두려는 꿈으로 힘든 구슬땀을 흘리는 그 사람은 가족 같은 가족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