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야만
2004-05-11 (화) 12:00:00
이동원 <락빌, MD>
21세기 첫 번째 전쟁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침공은 인류의 가장 추악한 전쟁 역사에서 네 번째로 기록될 듯 싶다. 4번의 추악한 전쟁 가운데 2번을 미국이 차지해 호전성을 과시하고 있다.
부끄럽고 더럽고 야만적이며 추악한 4번의 전쟁은 종교를 앞세운 십자군들의 만행과 스페인 내전,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 미국에 의한 베트남전, 그리고 이번의 아프간 침공과 이라크 전쟁이다.
십자군들의 만행은 1,00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실상이 감춰지고 잊혀진 면이 없지 않지만 그 후 최근에 기록된 3가지의 추악한 전쟁의 역사를 간단히 되짚어 보면 조물주가 어떻게 이토록 추악하게 인간을 만들 수가 있는가를 의심케 한다.
스페인 내전은 프랑코 총통이 자기의 공군기에 정적의 표시를 하고 아군에게 무차별 폭격을 하여 국민을 속이고 정권을 잡은 케이스다.
베트남 전은 당시 월맹(북 베트남)의 앞 바다에서 미국의 구축함 매독스 호에 또 다른 미국의 구축함이 포격을 해 공해 상에서 월맹군이 포격을 가했다는 CIA의 조작에 의해 북폭을 시작했다. 맨발과 파자마 차림의 베트남인들에게 무릎을 꿇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어린아이들과 민간인들이 죽어나갔는가.
15년이 넘는 경제제재로 공식집계로도 100만 명이 넘는 어린아이들을 굶겨 죽이고 자기들 땅 위에서 비행기도 날지 못하게 만들고 오직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UN을 무시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실로 추악한 일이다.
더욱이 이 모든 야만의 전쟁이 하나같이 숭고한 종교를 앞세웠다는 사실은 같은 인류로서 심히 부끄러울 따름이다.
첫째 미국은 한결같이 이라크가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을 도와주고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라크가 알카에다와 연결되고 도와준 증거,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입증도 못해 추측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오히려 알카에다와의 연결고리는 사우디와 쿠웨이트란 사실을 숨기고 있다.
둘째 생화확무기에 대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의 학살은 사담과 미국의 합작품이라는 것을 CIA도 인정했다.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UN 사찰단이 발표한 그대로다. 오히려 원자탄과 맞먹는 2만5,000 파운드의 가공할 폭탄과 열화 우라늄탄 등을 마음대로 제조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닌가.
셋째 이란 이라크와 함께 소위 악의 축에 속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미국은 북한을 폭격하겠다는 구상을 완성했다고 한다. 핵 개발은 악의 축에 속한 세 나라에만 국한되는가. 다른 나라와 미국의 핵 개발은 정당하고 선한 핵인가. 이미 핵폭탄을 200여기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새로운 핵기술을 이전시켜 지금도 제조하고 있지 않는가. 어찌 핵폭탄이 이스라엘과 미국에서는 선이고 정의가 되며 자유가 되고, 북한에는 악이 된단 말인가. 더욱이 이스라엘은 국제 핵협정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핵 만 미국이 눈감아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마지막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왜 테러의 대상이 되는가에 대해 미국은 동양사상에서 답을 구해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야만을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인류의 희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