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타주 창업 신중해야...

2004-04-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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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부 차장대우)

“맨하탄 가게 그만 접고 A주에 가서 조그만 가게나 하나 차려야지” “왜 하필이면 상권 좋은 맨하탄을 두고 A주야?” “A주에는 경쟁업소가 없어서 그나마 장사가 되거든” “그것도 옛날 얘기야, 이미 예전에 뉴욕에서 간 사람들이 줄줄이 가게 차렸다는 말 못 들었어? 편하게 장사하려면 A주 말고 딴 곳을 알아봐야 할거야”

지난 수요일 저녁 한인 식당에서 두 명의 중년 남성이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대화다. 수년 전부터 청과, 세탁, 네일, 델리 등 뉴욕 한인들의 주력업종들이 심각한 과당경쟁 현상을 빚으며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자 이들 업계에서 종사하던 사람들이 타주로 이동해 업소 문을 여는 창업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처럼 최근에는 선뜻 창업할 만한 아이템이나 지역을 선택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실제로 A주의 경우 수년 전부터 과당경쟁을 피해 뉴욕에서 이주해간 한인들을 중심으로 식당, 옷가게, 세탁소, 잡화 등 창업이 몰리며 샤핑몰까지 형성됐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벌써 포화상태에 이르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문을 연지 2년도 안돼 문을 닫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타주로 이주해 간 한인들 중 실패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막연히 ‘일단 목 좋은 곳에 가게 문을 열어놓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창업했기 때문이다.

타주 지역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두철미하게 시장의 모든 상황을 계산해봐야 한다. 여러 아이템을 놓고 다양한 경로로 사업성을 타진해 본 후 본인의 여건에 맞는 사업들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없으니 아무 아이템을 선택을 해도 잘 될 것’이라는 너무나 순진한 생각으로 뛰어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타주 예비 창업자들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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