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을 넘어 화해로
2004-04-19 (월) 12:00:00
<권유순/목사>
지구촌은 온통 테러전쟁과 자살폭탄, 민족간 혈투와 정파분쟁으로 한시도 평안치 못하다. 그래서 불안과 공포 속에 사는 것이 현대의 인간세상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조국 한반도와 한민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념분쟁으로 남북이 분계선으로 장벽을 치고 서로 적대시하며 군사와 정치적 대치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 남북의 대결 상태에서 남한은 정당정치 대결로 대통령 탄핵 찬반 논쟁, 지역갈등, 보수 혁신 갈등, 신구세대의 갈등으로 갈라져있다.
특히 나이 차별은 한국에서 유독 강조되고 있다. ‘사오정’‘오륙도’라는 말이 돌더니 이번 총선 선거운동 중에는 여당 대표가 국민의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60,70대 노년층들에 대해 선거 안 해도 된다느니, 집에 있으라느니 하는 말을 해서 문제가 되었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사람이 의식적으로 하는 말 보다 무의식중에 하는 말이 그 사람의 심중에 깊이 잠재한 것을 더 드러낸다고 했다. 이번 노인 발언은 생각 없이 한 것,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더 더욱 본심이 드러난 것이다.
오늘의 노년층은 우리의 뿌리이다. 그들은 일제시대부터 6.25전쟁의 잿더미에서 국토 방위하면서 오늘의 경제를 일군 분들이 아닌가.
어제까지 뼈빠지게 일해 조국이 살만큼 일궈놓고 일선 일을 차세대에 물려주고 이제는 몸과 마음을 쉬려는 순간 국민의 의무인 선거권을 무시하려는 무책임한 발언은 선배들에 대한 모독 이다.
이런 부류에다 나라를 맡길 수 있을까. 인기 전술로 정권을 잡은 후 오늘은 이 말, 내일은 저 말을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정치는 몇 사람의 인기 쇼 무대나 기술이 아니다. 국민 총화를 이루는 종합예술이라야 한다.
오케스트라와 같은 예술이다. 화음을 일으켜야 한다. 지금 선진국에서는 성차별이나 나이 차별은 없다. 이런 것은 인권문제가 된다. 이념이든 지방색이든, 혹은 나이든 차별화시키는 것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로 민족통일에 역행하는 것이다. 분열적인 말이나 일들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겠다.
나라와 민족의 화합에 방해되는 것은 모두 자제해야 한다. 민족이 분열되는 일에는 어떤 명분도 세우지 말자. 오직 통일과 국가발전을 위해 하나로 화합하는 일에 전민족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전국민에 이르기까지 소모적인 분쟁에서 벗어나 건설적인 화해에 총력을 기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