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식이하의 핸드폰 공해

2004-04-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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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무 <로녹, VA>

최근 서울에서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중소기업청 주관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회의 시작 전 회의장에 들어가 보니 시작하기 전이라 핸드폰이 소리가 울리고 통화하는 참석자들의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필자는 회의가 시작하기 전에 핸드폰을 진동 모드로 바꿔 놓았다.
잠시 후 회의가 시작되었는데 소근대는 소리가 들려 보니 핸드폰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어 아마 무슨 긴박한 일이 있어 통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이해하려고 하였다. 회의가 시작되어 막 진행하는데 웬 핸드폰 벨 소리가 크게 울리는데 받은 사람은 당황해 하는 기색 없이 당당히 그 자리에서 통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상상외의 일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회의는 계속되는데 또 벨소리가 울리지 않는가. 그것도 작은 소리가 아닌 무슨 행진곡 같은 큰 소리로 울렸다. 아무리 혼자 결정해야하는 일이 많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중소기업체 오너들이 바쁜 오후 일과 중에 참석했기로서니 그래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것도 한 두 사람들이 급히 미처 준비 없이 참석하게 되어 있을 수 있는 일로 아량을 갖고 이해를 하려 하였으나 이것은 한두 사람이 아니어서 정말 상식 밖의 일로 당황했다.
지하철도 공공장소로 핸드폰 사용을 삼가라는 경고문을 보기도 했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다행히 그곳 회의는 미국동포 한국인들이 몇 있었으나 외국인들이 참석치 않은 회의였지만 정말 같은 한국인으로서 수치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몇 년 전 일본 출장 시 신칸센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일본인 대리점 친구는 진동모드로 된 전화를 받고는 얼른 자리를 떠 출입구로 된 칸에 가서 통화를 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일본인 특유의 남을 의식해 배려하는 태도가 정말 부러웠다. 반면에 중국 광쪼우에서 홍콩으로 가는 특급열차에서는 중국인들이 주위를 무시한 그들 특유의 중국말 큰소리로 지껄여대는 모습들에 불쾌감이 컸다. 그래도 우리 한국인들은 그런 무례한 중국인들보다는 나은 국민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리 우리가 국제화를 부르짖고 세계시장을 진출한다 해도 그런 작은 공중도덕 하나를 지키지 않으면 추한 한국인의 인상을 주니 개인각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개인 외교관으로 임하는 자세를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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