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시각> 내부로 향한 선교가 우선

2004-03-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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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인간 최대의 적과 싸우는 청소년들이 있다.
그들은 영원히 끊을 수 없다는 마약과의 전쟁 중에 있는 청소년들이다.
청소년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이 먼저이나 교육을 잘못시킨 사회와 가정의 책임 또한 면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 어느 누가 자식의 마약 문제에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한인사회의 자장 큰 현안으로 자리한 마약문제를 언제까지 쉬쉬하며 수수방관의 태도로 일괄할지 안타깝다.
한인 청소년들이 마약을 한 경험이 70%가 넘는다는 수치는 심한 중독 현상이 사회에 얼마만큼 널리 펴져 있는지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한인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하는 것은 그들을 위한 재활원 설립이다. 마약 문제는 중독자 혼자의 의지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인들은 얘기한다.

한인부모들의 겉치레 중시 사상과 체면 때문에 오히려 마약중독 청소년들을 들어내놓지 못하고 숨기기에 급급하여 재활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도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이것은 한 가정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인사회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이며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8년 전에 이들을 위한 재활원을 운영하고 있는 LA의 ‘나눔 선교회’마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시설에 비해 많은 인원을 수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다.
과거, 13년 동안 마약 중독 경험이 있었던 한영호 목사는 시설 때문에 청소년 수용을 거부하면 울며 매달리던 부모는 급기야 아이를 놓고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마약 상담전화가 30회 이상, 방문 상담은 3-4가정 이상이라고 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캘리포니아의 한인 교회는 1-2천 개에 달한다. 한인 교회들은 외국이나 오지에 많은 성금과 선교자 파견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한인 재활 선교단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언제나 화려한 명목과 타이틀 때문에 먼 곳에 필요한 것만 찾았지 눈앞에 썩어 들어가는 우리의 자식들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하리라 본다.

한인사회가 함께 해야할 일을 나눔 선교회가 일찍 시작했다면 그들을 도와야 하는 것은 한인사회의 의무이다.
종교 문제의 차원을 넘어서서 재활원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본다.
이번 계기를 거울삼아 한인 교회가 먼저 한마음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이며 한인사회의 동참을 호소한다면 캘리포니아 지역에 여러 개의 재활원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기자만의 바램이 아닐 것이다. 한인들은 어려울 때 뭉쳐왔던 잡초 같은 생명력을 보여왔다. 우리들의 2세를 위해 이제 한인사회가 그 힘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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