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조류독감 안전지대”
2004-01-30 (금)
“광우병 망령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조류독감이라니…”
주부 송모씨는 요즘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다.
광우병 파동 때문에 육류 소비를 아예 중단한 송씨는 영양소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선과 계란요리를 많이 준비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조류독감이 맹위를 떨친다는 뉴스와 싱가포르에서 ‘중국산 냉동 굴’을 먹고 수십 명의 식중독 환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는 계란과 냉동생선 구입도 망설여진다.
광우병에 이어 조류독감, 중국산 냉동굴 파동 등 먹거리와 관련된 안 좋은 뉴스가 이어지면서 장을 볼 때마다 고민에 빠지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마켓 관계자들은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식품은 거의 100% 안전하다고 말한다.
농무성은 매일 광우병 관련 보도자료를 발표해 소비자의 심리를 진정시키는 한편 소고기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국도 27일 미국은 조류독감 안전지대라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한인 마켓 매니저들도 “조류독감의 경우 미국정부에서 원천적으로 아시아산 닭고기와 닭고기 가공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고, 중국산 냉동굴도 한인마켓에서는 취급하지 않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를 원료로 사용해 한국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한국산 가공식품이 여전히 한인마켓에서 판매되는 곳도 있으며 중국·베트남 마켓 등에서는 자국산 냉동생선과 닭가공 식품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고민 끝에 얼마 전부터 다시 소고기를 먹기 시작했다는 주부 장모(42)씨는 “미국 식탁은 안전하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만, 아직까지 소시지나 중국산 냉동생선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며 “요즘은 장 볼 때 돈보다는 가족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