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좀 무시무시한 기사를 읽었다. 미국의 민간환경연구소인 월드워치연구소가 이 시대 소비의 풍요로움과 그 이면에 숨겨진 환경오염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물건으로 컴퓨터, 탄산음료, 새우, 비닐봉투, 종이, 닭을 꼽았다고 한다. 각각의 이유는 이 렇다.
컴퓨터는 2005년부터는 새 컴퓨터 한대가 보급될 때마다 낡은 컴퓨터 한대가 폐기물로 배출된다. 탄산음료는 2002년 하루 30만리터가 넘는 탄산음료 생산을 위해 2만명의 인구가 쓸 수 있는 150만리터의 물을 소비했다. 새우 양식은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어업이지만 가장 환경 파괴적인 어업이기도 하다.
비닐봉투는 미국에서만 매년 1,000억개가 버려지고 있다. 종이의 93%는 나무를 잘라 만들고 있고 이는 전 세계 벌목량의 5분의1을 차지한다. 유전자 조작과 발육촉진제가 든 사료를 먹은 닭들은 한 세기 전보다 세 배나 많은 달걀을 낳고 있지만 이를 위해 부리가 잘리고 다단식 닭장에 갇히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는다.
현대 사회에서 이 여섯 가지 물건들 없이 살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걸 쓰면서 죄책감이나 부채를 느끼는 사람 또한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것은 환경에 해롭다는 사실조차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지구 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결국 쉴새없이 소비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하고 있는 존재이다.
소비가 미덕이고 욕망이 긍정적인 가치인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평범한 중생인 우리는 늘 편리함과 향락이라는 유혹 앞에 무너진다.
하지만 절제된 생활을 하는 수도자들도 원래는 평범한 사람이니 또한 사람이 그렇게도 살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의지가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변화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