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기업 곧 상장, 돈 벌게 해주겠다”
▶ FBI, DIG사 운영 정재학씨
주식시장 상장 때 발생하는 수익의 분배를 약속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600여만 달러의 거액을 가로챈 혐의로 LA의 30대 한인 벤처 기업인이 연방수사국(FBI)에 검거됐다.
22일 오전 연방수사국은 정재학(37)씨를 다운타운 LA YMCA에서 검거해 연방 구치소에 수감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999년 4월∼2002년 5월 글렌데일에서 디지털 인터내셔널 그래픽스(DIG)사를 운영하며 스톡옵션을 미끼로 한인 등 투자가들로부터 600만달러를 거둬 이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투자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투자금은 회사 운영 기금과 분리돼 관리되고 벤처기업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투자금액은 이자와 함께 환불된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연방검찰 공보실 측은 “그러나 정씨는 투자가들의 자금을 자신의 회사 운영 경비, 자동차 페이먼트, 개인 여행비용, 리무진 운전사 월급 등으로 사용했다”며 “투자자금 일부는 정씨의 부인과 여자친구에게 건네지기도 했다”고 발표했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한인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DIG사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 웹사이트와 컴퓨터 그래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으로 투자가들에게 선전됐다. 상품 실제 제작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탐 모로젝 연방검찰 대변인은 23일 “지난해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된 후 FBI는 2개월이 넘는 시간을 정씨의 소재지 파악에 할애했다”며 “피해액이 크고 우편물을 이용한 사기범죄가 발생해 연방 수사기관이 개입했다”고 말했다.
정씨에게는 5건의 우편 사기, 2건의 돈 세탁 등 총 10건의 연방 중범혐의가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