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 요리전문 ‘픽앤 휘슬’

2002-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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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외식

전통이라 칭할 만한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일까. 미국에서는 조금만 오래된 것에도 역사적 기념비라는 이름을 붙이며 호들갑이니 말이다. 1927년에 문을 열었으니 픽앤 휘슬 (Pig’n Whistle) 레스토랑 또한 역사적 기념비라 할 수 있는 곳이겠다. 얼마 전 보수 공사를 마친 픽앤 위슬은 이전의 우아한 모습 그대로 다시 태어나 옛 영화를 꿈꾸고 있다.

페리오 앞의 거리에는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들이 총총 떠 있고 한때 할리웃의 굵직한 영화 프리미어가 열렸던 이집션 극장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금방이라도 마릴린 몬로가 은빛 여우털 목도리를 휘날리며 나타나 마티니를 주문할 것 같은 분위기다. 언젠가는 그녀처럼 은막에 데뷔할 것을 꿈꾸는 배우 지망생 웨이트리스들의 모습이 그림 같다.

높다란 천장은 나무 조각이 웅장하고 오래된 유럽의 성당처럼 벽의 장식들이 중후한 공간을 연출해 준다. 뉴욕과 런던에 있는 성당을 개조해 만든 나이트클럽, 라임라이트가 떠오르는 인테리어다. 중앙에는 대형 스크린을 높이 매달아 각종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했는데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있었던 지난 주말, 픽앤 휘슬에 모인 미국인들은 한국팀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다고. 운동 경기가 없을 때 이 스크린에서는 마음을 적시는 클래식 영화들을 보여준다.


점심때면 간단한 샐러드, 샌드위치와 함께 파스타, 닭고기, 스테이크를, 저녁때는 좀 더 맛깔스런 전채 요리와 메인 디쉬들을 선보인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튜나 타르타르 (Pig’n Whistle’s Famous Tuna Tartar)는 참치 회를 저며 아보카도와 생강 맛 나는 간장으로 무쳐낸 것. 다분히 동양적 소스 맛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훈제 연어와 철갑상어 알을 곁들인 샐러드 (Smoked Salmon and Caviar)는 드레싱 맛이 새콤달콤하고 오징어 튀김 (Crispy Calamari)도 고소하니 맛있다.

컨트리 스타일 셰퍼드 파이와 햄버거는 탭에서 금방 따른 생맥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서민적인 메뉴. 파스타, 쇠고기, 생선 등 다양한 메인 디쉬 가운데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생선 요리들이다. 칠레 산 바다 농어(Chilean Sea Bass), 향초를 듬뿍 쓴 아히 튜나(Herb Crusted Ahi Tuna)는 고급 프랑스 비스트로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아참, 아히 튜나를 시킬 때는 ‘Rare’를 주문해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
▲종류: 캘리포니아 요리 ▲오픈 시간: 주 7일 오픈. 런치는 11시 30분-2시 30분. 디너는 5시 30분-11시. 바 메뉴 (Bar Menu)는 오후 2시 30분-11시. 해피 아워 오후 4-7시. ▲가격: 런치 전채 요리는 5-9달러, 메인 디쉬는 7-16달러. 디너 전채는 6-12달러, 메인 디쉬는 12-23달러. ▲주소: 6714 Hollywood Bl. Hollywood CA 90028 할리웃 선상 Highland 동쪽, Las Palmas와 McCadden 사이에 있다. ▲예약 전화: (323) 463-0000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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