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실형보다 더 달갑지 않는 형벌이 그를 기다릴 수 있다. 영주권자에게 실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추방이다.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범죄는 많지만, 이런 것들 중에서 가장 가혹한 것이 가중중범(Aggravated Felony)이다. 가중중범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추방을 피할 수 있는 길이 현행법에서 사실상 없다.
추방선상에 오를 수 있는 죄목으로는 가중중범 이외에도 풍속에 관련된 범죄(Moral Turpitude)와 가정 폭력(Domestic Violence), 그리고 마약관련 범죄 등속이 있다. 우선 이민법이 말하는 풍속죄란 일반 세상의 도덕기준으로 볼 때 극히 질이 나쁜 죄라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는 납치, 미성년자 성추행 등이 있다. 스토킹을 비롯한 가정 폭력사범이나 마약사범도 추방당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범죄는 서로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딱 부러지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풍속죄도 심하면 가중중범이 될 수 있고, 마약사범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1년 이상의 실행을 산 사람은 추방재판에서 자신의 죄는 다만 풍속죄에 해당되니 추방 취소를 신청하겠다고 나설 수 없다. 왜냐하면 그가 저지른 범죄는 비단 풍속죄일 뿐 아니라 곧바로 가중중범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가중중범은 그 범위가 넓고, 그 파장 또한 크다. 이민법이 꼽고 있는 가중 중범은 그 종류가 무려 21개나 된다. 첫째, 살인, 강간, 미성년자 성추행에서 마약 그리고 총기류와 관련된 범죄까지 가지 수가 많다. 가중중범 중에서 가장 적용범위가 넓은 것이 바로 형기 1년 이상의 폭력행위에 따른 중범이다.
그럼 가중중범자는 어떤 결과를 직면하는가? 첫째, 망명을 신청할 수 없다. 둘째, 추방재판에서 받을 수도 있는 취소 대상이 될 수 없다. 셋째, 최근 대법원 판례로 다소 바뀌었지만, 중범죄로 추방이 결정된 사람은 연방법원의 사범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넷째, 가중중범으로 처리되어 형을 살고 이민국 구치소로 넘어가면, 보석으로 나오기 어렵다. 추방될 때까지 보석 없이 이민국 구치소에 남아있는 것이 관행이다.
가중중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
어떤 범죄가 연방법이 정한 가중 중범에 해당되느냐 아니냐는 늘 논란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연방법과 주법의 범죄 여건이 다른 수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죄목이라고 해도 연방법이 정한 가중중범의 요소가 없다면, 주법으로 가중중범이라고 이름을 붙었다고 하더라도, 가중중범의 멍에를 벗을 수 있다. 반대로 주법상으로는 경범인 사안도 경우에 따라서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어떤 죄목이 가중중범에 해당되는지 우선 관련법규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법규가 애매 모호해 같은 이름의 범죄라도 어떤 주에서는 가중중범에 해당된 범죄가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음주운전(DUI)이다. 가령 제5 연방항소 법원, 그리고 7 항소법원, 제2 항소법원, 9 항소법원 관할 지역에서는 음주운전은 가중중범이 아니다. 그렇지만 제10 항소법원은 음주운전을 가중중범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추방을 피할 수 있는 길은 범법 사실이 이민법의 눈에 가중중범이 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법정 외 합의(Plea Bargain)를 하더라도 경범으로 딜을 끌고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하겠다. 죄목 자체는 추방될 수 있는 범죄라고 하더라도, 추방을 면제받으려면 경범죄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의 경우, 경범으로 처리되면 추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연방법이 말하는 경범죄란 해당 범죄의 최고 형량이 1년 미만이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6개월 미만형을 선고받았을 때 해당된다.
그렇지만 일단 가중중범으로 실행을 선고받았을 때는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주법원에 돌아가 판결 자체를 바꾸거나, 아니면 주법으로는 가중중범이라도 연방법의 잣대로는 가중중범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