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엔 사무총장의 충고

2002-04-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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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짐 호글랜드/워싱턴포스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휴전, 이스라엘 군 철수, 정치협상 등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앞으로 유혈이 더욱 낭자할 것이다. 이는 샤론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주 서안지구에 대한 군사행동 이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쉼 없이 아랍, 이스라엘, 미국, 유럽국을 상대로 촉구한 분쟁 해결방안이다.

아난은 부시 행정부에 "중동분쟁 해결을 위한 중재역을 맡은 앤소니 지니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샤론이 주장하는 휴전뿐 아니라 정치적 차원에서의 협상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금보다 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스라엘과의 평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압둘라가 자살폭탄 테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게 절실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적, 정치적, 종교적 파워를 감안할 때 그의 용단이 평화를 가져오는 데 가장 유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상응해서 부시 행정부는 샤론 정부에 가자지구와 웨스트뱅크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철수하는 안을 내놓도록 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이로써 양측이 최근 일련의 적대행위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군대로는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걸프전 이후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계속 축적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아난 총장이 1주일 전 베이루트에서 아랍 지도자들에게 "아랍사회 내에서 극단주의, 증오의 위협을 적극 대처하고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이같은 싹이 움트지 않도록 교육과정을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한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충고였다. 아난 총장의 예언자적 경고는 중동지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려는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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