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사는 한인노인, 응급조치 못 받고 죽는 사례 빈발
혼자 사는 한인 노인들이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는 사례가 빈발해 이들의 안전을 위한 비상벨 설치가 꼭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년 웨스테리아 노인 아파트에서 한인 매니저가 숨진 다음날 발견됐고 지난주 페더럴웨이의 박 모 노인에 이어 시애틀 엘노어 노인 아파트 105호에 거주하던 김이선씨(77)도 사망한지 3~4일 후에 발견됐다.
같은 아파트 내 한인 노인들은 당뇨 합병증으로 앞을 잘 보지 못한 김 노인의 방에 비상벨만 있어도 변을 피했을 지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50유닛의 이 아파트에는 30여 한인 가구가 입주해 있고 이중 7~8명이 혼자 사는 노인이다.
시애틀 다운타운 일원의 카와베(K), 엘노어, 웨스테리아, 인터내셔널, 임페리얼 등 한인 노인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 가운데 카와베를 제외하고는 비상벨 시설이 완벽하지 못한 실정이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카와베 아파트에는 각 유닛 마다 화장실, 거실, 방에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유사시 이 스위치를 누르면 온 층계에 경종이 울리고 매니저 사무실로 연결돼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벨이 계속 울리면 911로 연결, 경찰이 출동한다.
일가친척 없이 외로이 살던 김노인의 사체는 23일 같은 교회 신도인 김부덕씨의 신고로 발견됐으며 김노인의 방은 옷가지와 오물, 쥐 등으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 10년간 김노인을 보호자처럼 도와왔다는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의 최 모씨는 서울의 아들들에게 연락했으나 반응이 없어 주정부 주선으로 화장했다고 말했다.
간병인도 마다한 김 노인은 방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퇴거 경고장을 수차례 받은 바 있으며 아파트서 쫓겨날까봐 두려워했다고 같은 교회 교인들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