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의 대만-중국 카드

2002-03-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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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조셉 보스코/LA타임스 기고

중국 지도부가 부시 대통령의 북경 방문 이후 수주간 양국 관계가 다소 시들해진데 대해 불편한 마음을 지니면서도 장쩌민 주석과 후진타오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길 원치 않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치밀하면서도 조용한 외교전략이 이뤄낸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대만과의 쌍무 관계를 동시에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대만 국방장관이 지난 79년 단교 이후 공직자로선 처음으로 이달 초 플로리다의 무기판매장을 방문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는 미국에서 국방차관과 국무차관보 등 유력 인사들과 만났다. 이같은 일은 부시 행정부가 대만의 민주화를 존중하고 그 안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미국은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하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부시는 미국민이 대만의 안보에 대해 갖고 있는 확실한 태도를 언급했다. 이어 북경에서 부시는 79년 제정된 미국법이 대만의 안보를 보증하고 있다는 것을 거론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신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을 성숙한 국제사회 일원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중국이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라고 있다. 중국의 위협이나 정치적 발언이 대만의 안전을 비롯해 핵확산 금지, 인권, 무역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떠오르는 파워로 인정해 주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으로선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위험한 무기와 기술을 비우호적인 정권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국이 ‘문명사회의 회원국’이 되려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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