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비자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테러사건의 주범 두 사람의 학생신분 변경 승인을 알리는 통지서가 테러 발생 6개월 후인 최근 학교로 발급되어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이민국은 이번 사태는 테러 발생 전에 방문신분에서 학생신분으로 신분 변경이 허가된 상태에서 이민국으로부터 업무를 위임받는 외부 용역회사가 학교에 승인 통보를 늦게 한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이민국의 잘못은 없고, 외부 용역회사 역시 법적으로는 책임질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테러범들이 비행학교를 다니면서 갖고 있던 신분은 일반적인 학생신분(F)이 아니라 직업훈련을 받는 학생들에게 발급되는 M-1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은 학생비자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검토의 빌미가 되었다.


현형 제도
학생비자를 받기 위한 첫 단추는 I-20이다. 그러나 아무 학교나 I-20를 발급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민국의 사전 승인을 받은 학교만 I-20를 발급할 수 있다. I-20를 받은 학생비자 신청자는 대개 출신국 영사관을 통해 학생비자를 신청한다. 이 때 학생비자 신청자는 다음 세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첫째 전업학생으로 공부를 할 의사가 있다는 것, 둘째 공부하는데 재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그리고 학업이 끝나면 본국으로 귀환한다는 것 등이다.

학생비자가 아닌 다른 신분, 가령 방문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도 미국에서 학생신분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그 동안에도 방문신분에서 학생신분으로 바꾸는 경우는 이민국의 요주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미국에 방문으로 들어온 지 30일이 채 되지 않는 사람이 학생신분 변경 신청을 내면, 이민국은 국외에서 방문비자를 신청할 때 미국에 입국한 후 학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일단 추정한다. 이를 뒤집을 책임은 전적으로 신분변경 신청자에게 있다. 한편 30일이 넘긴 다음 그러나 60일이 되기 전 학생신분으로 바꾸면, 입국 전에 벌써 미국에 들어간 뒤 학교에 다니겠다는 속내가 있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것은 60일이 지난 뒤 신분변경 신청을 하는 것이다.


개정 방향
그런데 이민국은 방문신분에서 학생신분으로 바꾸는 시스템에 메스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테러의 주범들이 바로 이런 경로로 미국에 들어와 체류하다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제임스 저글로 이민국장은 의회 증언을 통해 최고 180일씩 주고 있는 방문신분의 체류허용 기간을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방문신분을 연장하지 않고는 학생신분으로 변경이 불가능해진다. 설사 방문신분을 일회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특별한 예가 아니면 학생신분으로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다. 연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입국한 지 불과 두 달도 못되어 학생신분으로 변경 신청을 하는 꼴이 되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30일과 60일 룰은 원칙적으로 학생신분 변경에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방문신분을 가진 사람이 다른 비 이민신분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악재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방문신분의 허용기간을 설사 한달로 줄인다고 하더라도 이 규정 때문에 미국 내에서 신분 변경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저글러 이민국장은 학생신분으로 전환 신청을 한 사람은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현행 룰도 손질하겠다고 천명했다. 학생신분으로 변경이 허용된 경우에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규정을 손질한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근 일년씩 걸려 신청자의 애간장을 태우던 이민국의 일손이 최근 매우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민국은 학생신분 변경을 한달 이내에 끝낼 방침이다. 실제로 이민국 산하 4개 서비스센터 중 두 군데에서는 한달 이내에 학생신분 변경을 끝내고 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서비스센터 등 두 군데도 학생신분 변경 수속을 앞으로는 한달 안에 끝난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민국장이 의회 증언을 통해 내놓은 만큼 실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회로부터 규칙 제정에 대한 권한을 광범위하게 위임받은 이민국은 여론이 원하는 대로 학생신분으로의 변경을 대폭 규제하는 쪽으로 규칙을 손질할 것이 명약관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