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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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비자와 P비자

2002-03-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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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법

▶ 김성환 변호사

박찬호 선수나 박세리 선수 같은 사람은 어떤 비자로 미국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을까? 이들처럼 성공한 운동선수라면 비자 선택폭도 상당히 높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비자는 단연 P-1 아니면 O-1비자이다. 또 지금은 타계한 김환기 화백도 한때 미국에서 장기 체류를 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김 화백 같은 화단의 큰 이름이라면 아마 0-1비자를 이용할 수 있다. 0비자와 P비자는 90년에야 생겼으므로 김 화백이 이 비자를 이용해 미국에 체류했을 리는 없다. 김 화백 수준의 화단의 거물이 아니더라도 중진 화가라면 이 0-1비자를 이용해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 예체능인들도 H나 L같은 비자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0비자와 P비자가 예능체인과 예술인에게 매우 유리한 비자 타입이다. 한국에서 공연예술단의 방미, 혹은 운동선수들의 미국 진출이 날로 늘어나는 시점에서 O와 P비자에 대한 관심도 자연 높아지고 있다.


사계 권위자에게 열린 O비자
과학, 예술, 교육, 비즈니스, 체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0-1비자를 받아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와 TV업계에서 이름 석자를 대면 알 만한 사람이라면 이들 역시 O-1비자를 받을 수 있
다. O-1신분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전국적 혹은 국제적 명성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 입국해 같은 분야에 계속 종사해야 한다.

같은 0-1신분이라고 해도 교육, 비즈니스, 체육분야 보다 미술이나 예능분야는 그 기준이 다소 낮다. 화가나 연예인들은 전국적 혹은 국제적 지명도가 없더라도 그 분야의 저명 인사(Distinguished)라면 O-1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한편 O-2비자는 O-1비자를 받은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미국에 와야 하는 사람에게 내주는 비자이다. 밥이나 빨래를 해주기 위해 오는 사람이어서는 안되고, 그 분야 전문 일을 하는데 꼭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내주는 비자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와 달라 과학, 비즈니스, 교육 분야에는 O-2분야가 없다. 0-1 혹은 0-2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의 가족들은 O-3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O-1 혹은 0-2비자는 처음 3년짜리를 받는다. 그리고 그 후에는 필요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예체능인에게 적합한 P 비자
O비자와 비슷하지만 그 기준이 다소 낮은 비자가 바로 P비자이다. P-1비자는 국제적 지명도가 있는 체육인(P-1A)이나 공연예술단체(P-1B)가 받을 수 있다. 한편 P-2비자는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오는 공연예술가나 체육인에게 내준다. 끝으로 P-3비자는 예술가, 예능인, 연예인으로 미국에 와 독특한 문화를 미국에서 공연하거나 가르칠 때 받을 수 있는 비자이다. 영리 단체뿐만 아니라 비영리 단체도 P-3의 스폰서가 될 수 있다.

P비자 소지자의 가족들은 P-4비자를 받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P비자의 경우 개인 운동선수는 5년짜리 비자를 받는다. 그리고 5년 연장을 받아 10년까지 받을 수 있다. 개인 운동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P비자 신청자는 공연활동을 마칠 때까지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보통 그 기간은 1년을 넘지 않는다.


O와 P비자를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전문가 단체나 노조들의 의견서를 받아야 한다. 노조나 업계 협회를 통해 이 협회로부터 일의 성격 그리고 비자를 신청한 사람의 자격에 대해 의견서를 구해야 한다. 노조는 의견 대신에 반대 의사가 없다는 것을 표명하는 편지를 쓸 수도 있다. 만약 노조와 상담하지 않는 케이스는 이민국이 임의대로 그 케이스 파일을 노조에 넘겨 의견을 묻게 된다. 이 때 노조가 15일 이내에 가타부타 회신을 하지 않으면 반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O와 P비자는 고용주가 있는 관할지역 이민국 서비스센터를 통해 받는다. P비자는 고용주, 후원단체, 아니면 미국 내 에이전트가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대개 고용주가 비자 신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O비자는 본국에 주거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 따라서 O비자를 받은 다음에 아무 때나 영주권 수속을 할 수 있다. 반면 P비자를 받은 사람은 반드시 본국에 거주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는 0비자가 P비자보다 한결 나은 비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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