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과 관련해 유럽 우방국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위성 국가’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부시 행정부도 질세라 맞받아 치고 있다. 유럽 국가의 정치인들이 허풍을 떨고 있다고 말이다. 아무튼 논쟁은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작금의 정국은 미국과 유럽이 테러이후 안보전략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이 우려하는 만큼 미국은 일방주의 외교노선을 택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구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부시의 연두교서는 이들 ‘악의 축’에 포함된 이라크, 이란, 북한 등에 대한 현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의 한국의 햇볕정책에 화답하지 않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사찰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부시가 아시아 순방에 나선 것도 미국과 우방국들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부시는 일본 방문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파월 국무장관이 언급했듯이 부시는 조만간 유럽 국가들과도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유럽 국가들의 불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지만 이들이 아랍권과의 관계를 고려해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확보하려는 비민주적 정권은 ‘공동의 적’이다. 이들 적에 저항하려는 새롭고도 단호한 조치는 필요하다. 유럽은 "미국이 일방적"이라는 비난을 중단하고 공동의 적의 위협에 대처할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들의 얘기를 듣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