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 천황도 캄탄한 ‘바다농어 요리’

2002-0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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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메종 아키라

아무리 홈 쿠킹을 좋아할 지라도 일년에 꼭 한번,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레스토랑을 찾을 것이다. 당신의 외식이 일년에 한번, 밸런타인스 데이에 국한된다면 일본 천황과 천황비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먹었다는 요리를 선보이는 메종 아키라(Maison Akira)를 권하고 싶다.

일본인인 주방장 아키라는 프랑스에 살면서 로부숑 등 굴지의 요리사 밑에서 8년간 요리 수업을 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와 로란제리, 시트러스 등 최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1994년, 타워 레스토랑의 주방장으로 있던 시절의 그는 미국을 방문한 일본 천황 부부의 만찬을 준비하는 요리사로 선발돼 그들을 위해 농어 요리를 준비했었고 이후 이는 아키라를 대표하는 요리가 되었다. 1998년 남가주 프랑스 요리사협회에서 주는 올해의 요리사 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독특한 요리 세계는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빨간색 꽃무늬 커튼이 길게 드리워진 메종 아키라의 실내는 아늑하면서도 화려하다. 벽에 걸려있는 모네, 르느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의 복제품은 그의 프랑스 사랑을 엿보게 한다. 화려한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와 따뜻하게 타오르는 벽난로는 파리의 하늘 밑만큼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프와 그라(Foie Gras)는 살짝 익힌 거위간에 포트 와인과 트라플 소스를 끼얹고 각종 버섯 볶음과 함께 내오는데 소스와 소재의 조화가 기막히다. 패주 요리(Sesame Crusted Scallops)는 사프론 크림 소스의 부드러운 맛이 혀를 휘감는다.


바다농어 요리(Grilled Miso Marinated Chilean Sea Bass)는 일본식 된장인 미소에 꿀과 레몬을 더한 소스를 마치 갈비 재듯 하룻밤 담가두어 옅은 소스의 향기가 전체적으로 배어들게 준비했는데 과연 그 명성 그대로 섬세하고 미묘한 맛이다. 농어를 가장 적당한 시간 조리해 쫄깃쫄깃한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허니 레몬 드레싱과 함께 조화시킨 야채도 깔끔하다. 연한 양고기(Baby Rack of Lamb)는 로즈메리 소스로 요리해 여러 가지 익힌 야채를 그림처럼 장식했다. 그 외 메추리, 거위, 닭고기, 소고기 요리와 버섯 라비올리도 맛볼 수 있다. 팀발 엘리제 라세르(Timbal Elysee Lasserre)라는 이름의 후식은 모양이 너무 고와 먹기가 미안할 정도다.

▲종류: 일본식이 가미된 프랑스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11시반~2시, 디너는 6~9시. 금요일은 6~10시, 토요일은 5시반~10시, 일요일 샴페인 브런치 뷔페(29달러)는 11~2시까지, 디너는 4시45분~8시까지. 월요일은 쉰다. ▲가격: 전채는 5~15달러, 메인디시는 15~24달러. 5코스 맛보기 메뉴는 60달러. 밸런타인tm 데이에는 3코스의 샴페인 디너를 60달러에 마련한다. ▲주소: 713 E. Green St. Pasadena 110번 패사디나 프리웨이를 타고 끝까지 가면 이 길이 자동적으로 Arroyo Parkway로 바뀌는데 E. Green Ave.에서 우회전해 El Molino Ave.를 지나 왼쪽에 있다. ▲예약 전화: (626)796-9501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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