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팔로 스테이크 먹어봤나요?

2002-02-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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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카마 인디언 식당서 팔지만 재수 좋아야 차례

담백하고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적을 뿐 아니라 철분이 풍부한 버팔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워싱턴주에 있다. 야카마 인디언부족이 운영하는 토프니시(Toppenish)의 ‘헤리티지 인’식당에 가면 버팔로 스테이크나 버팔로 고기 국을 먹을 수 있다.

야카마 부족이 12년전 버팔로 사육 농장을 연 뒤 전 세계의 식도락가나 호사가들이 헤리티지 인을 찾아오고 있지만 항상 버팔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팔로를 일년에 한두 마리만 버팔로를 잡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고기를 팔기 때문이다.

버팔로는 까마득한 옛날 야카마 부족의 조상들에게 의식주를 거의 모두 제공할 만큼 각별한 존재였다. 이 같은 관계를 되살리기 위해 야카마 부족은 보호지 내에 160에이커의 사육장을 마련하고 53마리의 암수 버팔로를 키워왔는데, 최근 키티타스 카운티에서 버팔로를 기르던 시애틀의 한 경찰관이 버팔로 14마리를 기증해 사육장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주로 북미주의 중부 대평원에서 떼지어 살았던 버팔로는 1850년대에 가죽 장사들의 남획으로 거의 멸종 위기에까지 몰렸었다. 현재는 미시간주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인디언 보호지 내에 1만여 마리가 남아 있으며 야카마 외에 다른 50여 인디언 부족들도 지난 수십년간 버팔로 사육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야카마 부족은 버팔로를 방목하되 벌판의 풀 대신 일반 소처럼 알팔파 꼴을 먹이며 말 대신 트럭을 타고 이들을 몬다. 말은 무더기로 떼지어 달리는 버팔로를 겁내기 때문이다.

이 사육장은 야키마 밸리의 하라(Harrah) 인근에 자리잡고 있지만 부족 측은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탈리아나 일본 등 외국에서 관광객들이 오면 특별 시식을 허용한다. 이들은 고국 친지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버팔로 스테이크가 올라 있는 식당의 메뉴를 기념물로 가져가기 일쑤이다.

이 사육장의 카우보이인 존 칼은 관광객들에게 “버팔로는 여러분을 흘낏 보기만 해도 여러분이 무얼 하려는지 알아차릴 만큼 영특한 동물”이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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