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을 ‘음미’한다

2002-0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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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 담겨진 정성 생각하며 천천히 마셔야

와인은 오랜 된 것 일수록 정성을 가지고 맛을 음미해야 한다.

맛을 볼 때 우선 잔에 반쯤 따라 불빛이나 흰배경을 통해 와인의 색을 봐야 한다. 조금도 혼탁하지 않고 투명하게 빛나야 하는데 레드 와인의 경우 진홍의 아름다운 색이고 젊었을때는 약간 보라색이지만 숙성해 갈수록 벽돌색에 가까운 붉은색으로 변한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젊었을때는 푸른기가 도는 연한 색이지만 숙성이 될 수록 푸른기가 없어진다. 와인의 색깔은 원료포도의 종류에 따라 미묘한 뉘앙스가 있어 색을 관찰하는 것도 마시는 것 못지 않게 즐거운 일이다.

다음은 잔을 서서히 흔들면서 코밑에 갖다 대고 와인이 풍기는 향기를 듬뿍 맡아야 한다. 코가 식별할수 있는 향기는 혀가 식별할수 있는 맛에 비해 몇십배나 세밀하기 때문에 와인의 품질을 감별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질의 와인일수록 향기가 평범하고 약하며 좋은 와인일수록 향기가 이루 말할수 없이 델리키트하고 오래 지속된다.

이제는 마실 단계. 와인은 음미해야 한다. 특히 좋은 와인이라면 그 와인이 담겨질 때 까지의 오랜 세월에 걸친 정성과 노력을 생각해 맛을 천천히 즐기는 것이 좋다. 와인을 소량 입에 품고 입속에서 굴리듯이 신맛, 떫은맛, 단맛등 조화된 복합미를 맛봐야 한다. 음악의 3요소로 멜로디, 리듬, 하모니를 들 듯이 와인 감상의 3요소는 맛과 향기와 색깔이라 하겠다.
와인감정가들이 본격적으로 맛을 심사할때에는 열 개 내외의 세분화 된 기준을 가지고 채점을 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보통 20점 만점 방식과 100점 만점 방식이 있다.

김행오<와인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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